[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그동안 공무원 주도로 계획했던 서울시 안전대책을 이제는 시민과 현장 근로자, 전문가들이 주도해 수립한다.
서울시는 늦어도 내년 5월까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안전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에 이어 올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등 시민안전에 직접적인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상황에서 시민 의견을 반영해 현실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시가 준비 중인 ‘안전도시 서울플랜’은 기존의 건축 시설물 관리나 통계 위주의 안전정책을 보완하고, 다양한 관점을 반영해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대비하는 종합 안전대책이다. 시는 안전관리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관리자가 요구하고, 서울 시민들이 관심 있어 하는 안전문제 해결책을 현실감 있게 반영할 계획이다.
이렇듯 안전도시 서울플랜은 기존 안전정책이 담아내지 못한 복잡하고 다양한 안전 대응력은 높이고, 안전정책을 바라보는 공무원과 시민 인식의 온도차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민들은 안전사고 발생 후 사고 배경에 주목하는 반면 정책 입안자인 공무원들은 각종 시설물 점검과 대형사고 예방 등 정책 개발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어 왔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미래 서울의 재난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서울이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응답한 시민은 26.3%에 불과했다.
향후 ‘안전도시 서울플랜’ 수립까지 모든 과정은 각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대표 등 총 19명으로 구성한 서울플랜 기획위원회가 주도한다. 기획위원회는 내년 1월까지 시민토론회와 전문가 워크숍, 현장 인터뷰 등을 거쳐 각 분야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경제적 환경 분석과 현장점검을 진행해 안전취약요소 등을 찾을 예정이다. 이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시가 중점 추진해야 할 현안 의제를 담은 보고서를 시에 권고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민안전보고서 권고사항은 민감도 분석(Public Concern)을 거쳐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은 반드시 최종 실행계획에 반영하고, 수립한 세부과제는 구체적인 상황 발생을 가정해 현장 작동 여부를 점검한다.
시는 시민 의견수렴 과정 중 하나로 다음 달 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동시에 지난 2014년 지자체 중 처음으로 수립한 도시안전분야 중장기 종합계획 ‘서울시 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상호보완적인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안전대책 마련 후에도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해서 시는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미국 연방 재난관리청(FEMA)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선진국 재난관리기법 도입을 추진한다.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임현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회 도처에 다수의 위험요소가 존재하지만 정책 당국자나 각 분야 전문가들은 위험요소의 원천적 제거를 위한 사회체계의 개선보다는 기술공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며 “시민이 주도하는 안전도시 서울플랜은 우리 사회의 안전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지하철 안전 업무 직영 전환 및 메피아 근절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