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 안후중 기자] 국토해양부의 '신차 안전도 평가' 및 '올해의 안전한 차' 선정결과가 공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심사부실 의혹을 낳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통안전공단에 의뢰해 실시한 '2009년 신차 안전도 평가결과'를 발표하고, 이 가운데 충돌분야에 종합점수를 매겨 선정한 '올해의 안전한 차'로
현대차(005380) '에쿠스'와
기아차(000270) '쏘울'을 선정했다.
문제는 지엠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가 별 갯수 및 종합점수에서 쏘울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도 최종 선정에서는 쏘울에 밀렸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보도자료에서 선정기준에 대해 "이번 '올해의 안전한 차'는 충돌분야(정면충돌, 부분정면충돌, 측면충돌, 좌석안전성) 안전도 평가결과 종합점수가 가장 높은 자동차가 선정됐다"고 밝히면서 차종별로 항목별 점수를 공개했다.
문제가 된 양 차종은 정면충돌, 부분 정면충돌, 측면충돌 항목에서는 경합을 보이다가 좌석안정성 항목에서는 별4개에 그친 쏘울에 비해 별 5개의 라세티 프리미어가 결정적으로 앞선다. (도표참조)
또 평가기준이 된 각 항목별 점수를 살펴보면 정면충돌 안정성은 양 차종이 모두 8%, 혹은 9%로 같고, 부분정면충돌 안정성은 쏘울이 29.6점, 라세티 프리미어가 29.2점, 측면 충돌 안전성은 쏘울이 15.60점, 라세티 프리미어가 13.96점, 좌석 안정성은 쏘울이 15.2점, 라세티 프리미어가 18.0점을 차지했다.
점수화 되지 않은 정면충돌 안정성 항목을 뺀 종합점수는 쏘울이 60.3점에 그친데 비해 라세티 프리미어는 61.16점을 얻었다.
국토부는 종합 점수를 라세티 프리미어에게 가장 높게 주면서 정작 '안전한 차'의 영예는 다른 차에 넘긴 셈이다.
이에 국토부는 14일 해명자료를 내놓고 선정결과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해명에도 쏘울이 더 안전하다는 구체적 근거가 없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국토부는 해명자료에서 쏘울의 점수는 48.4점, 라세티 프리미어는 47.1점이라면서 '항목별 가중치를 적용한 종합점수'를 산정했다고 주장했다. 갑작스레 '가중치'라는 언급이 나온 것이다.
당초 선정결과를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종합점수가 가장 높은 차'라고만 했을 뿐 평가항목별로 가중치를 줬다는 언급은 전혀 없다.
게다가 국토부는 양 차종의 최종 점수만을 발표했을뿐, 그 최종점수가 어떻게 나왔는지, 가중치는 몇점이 어떤 항목에 부여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전혀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쏘울이 라세티 프리미어를 누른 것은 국토부가 밝힌대로 '친환경 경소형차 보급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는다.
국토부는 에쿠스 외에 쏘울을 '안전한 차'로 따로 발표하면서 경소형 부문 선정이유로 '친환경 경소형차 보급확대'를 들었다.
이를 두고 '안전도' 평가는 사실 외피일 뿐 소비자들에게 정부가 보급을 추진할 '친환경 경소형차'로 쏘울을 선택했다는 메시지를 주려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국가기관의 차량 안전도 평가는 소비자의 구매의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고 판매량과 직결되기 때문에 제조업체로서는 생존을 좌우하는 지표나 다름없다.
국토부가 그런 힘을 갖는 조사 결과에 걸맞게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이같은 조사결과 논란에 대해 국토부는 "정면충돌 과정에서 공개하지 않은 데이터가 있었다"면서 "미공개 데이터를 합치고 % 표기된 것을 실제점수로 환산해 합하면 쏘울이 점수가 높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나 역시 환산점수나 구체 가중치 부여 내역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안후중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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