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중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집단의 증가가 우리 경제의 효울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보다 시장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해 지배구조와 상관없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일 '최근 기업집단 비중 확대의 특징과 거시경제적 함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용 근로자 수 50인 이상 기업 중 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38%에서 2014년 48%로 10%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집단 소속 기업은 국내 기업을 자회사 또는 모회사로 가지고 있는 곳을 말한다. 독립기업은 자회사 또는 모회사가 없다.
KDI는 2008년 이후 기업집단 소속 기업 비중 확대가 독립기업의 지배 구조 변경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2008~2014년 사이 기업집단 증감은 독립기업과 기업집단 간 지배구조 변경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독립기업이 기업집단으로 지배 구조를 변경해 이동한 경우가 더 많았다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증가는 주로 중소규모 기업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기업집단으로 유입된 기업의 평균적인 상용근로자 수는 기존 돌립기업이 기업집단으로 이동한 경우(219명)와 신규 기업이 기업집단으로 진입한 경우(235명) 모두 평균적인 기존 기업집단의 규모(561명)에 비해 작았다.
기업집단으로 이동한 기업은 독립기업보다 높은 생산 요소 투입 증가율을 경험했지만 부가가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독립기업에서 기업집단으로 지배 구조를 변경한 기업은 독립기업으로 남아 있는 곳과 비교해 5년 동안 자본은 1.36배 더 많이 증가했지만 부가가치는 1.16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KDI는 독립기업에서 기업집단으로 지배 구조를 변경한 기업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독립기업에 비해 연평균 약 1%포인트 낮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독립기업의 지배 구조 변경에 따른 기업집단 비중 확대가 우리 경제의 자원 배분 효율성과 생산성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집단을 형성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효과들이 많아 지배구조 변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개별 기업이 기업집단을 형성할 경우 내부 거래를 통해 거래 비용을 절감하고 외부 충격에 대한 위험을 공유하거나 생산 요소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소유지배 구조의 왜곡을 이용,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를 추구하고 정부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수혜하기 위해 자(모)회사로 분할해 중소기업으로 남아 있고자 하는 소위 '피터팬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중소기업에 주어지는 보조금 및 조새혜택 등 유인구조 왜곡으로 인해 기업집단이 형성될 가능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DI가 1일 발표한 '최근 기업집단 증가 추세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기업집단으로 지배 구조를 변경한 기업은 독립기업으로 남아 있는 곳에 비해 5년 동안 자본은 1.36배 더 많이 증가했지만 부가가치는 1.16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료/KDI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