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갤럭시노트7 조기퇴장 등 마땅한 흥행작이 없는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연말 특수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12월 실적으로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지어야하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중압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게 현장의 일치된 전언이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11월 전체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알뜰폰 포함, 자사 번호이동 제외)는 59만5896명으로 전달(59만709명)보다 5106명 증가에 그쳤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여파로 지난 9월 46만명대로 급격히 움츠러든 이후 2개월 연속 59만명대 수준이다. 연내 최고치였던 7월(59만9175명)도 60만명을 넘지 못했다.
특히 11월에는 이통 3사 가입자들이 알뜰폰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번호이동자 수는 2만920명으로, 전달보다 58.5% 급증했다. 알뜰폰 업체들이 기존 이통사 요금제 대비 절반 수준의 데이터 요금제를 잇달아 출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정체와 알뜰폰 성장은 이통사 입장에서 실적 불안감을 부추긴다. 이통 3사는 갤럭시노트7 사태로 최소 36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아이폰7이 출시 초기 반짝 흥행한 후 급격히 인기가 떨어지면서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마케팅비 손실 만회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이통 3사는 휴대전화 교체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 특수를 누리기 위해 마케팅 공세에 나섰다. 우선 중저가폰 공시지원금을 인상하거나 출고가를 낮췄다.
SK텔레콤(017670)은 월 6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지난 3일 X 스크린(출고가 31만6800원)의 지원금을 27만6000원에서 28만2000원으로 올렸다.
LG유플러스(032640)도 지난달 26일 전용폰 H의 지원금을 17만원에서 2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KT(030200)는 지난달 26일 갤럭시 J7 프라임의 출고가를 36만3000원에서 33만원으로 낮췄다.
이통 3사는 전용 요금제도 확대하며 가입자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 요금제는 기본적으로 가입자의 데이터 트래픽을 늘리기 위해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이용자들의 개개인별 소비 성향의 다변화에 따라 맞춤형 요금제를 제공, 가입자 증대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SK텔레콤은 대학 캠퍼스와 출·퇴근 시 데이터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밴드 YT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혜택, 맞춤 콘텐츠, 제휴 할인 등이 특징이다. KT는 지난 11월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맞아 월 4만원대로 데이터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Y수능 데이터 무제한 패스티벌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이용자를 타깃으로 일정 기간 여러 번 감상해도 데이터가 별도로 차감되지 않는 콘텐츠 데이터 프리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결산을 앞둔 이달 이통 3사의 마케팅 경쟁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 재고 물량 소진과 판매량 목표 달성 등이 시급한 제조사 및 유통점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져 연말 특수를 겨냥한 판매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매장들이 한산하다. 사진/신지하 기자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