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통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내년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신흥국 성장과 원화 약세
,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대외환경이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란 예상이다
.
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수출 이슈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보호무역주의 등이 가져올 불확실성은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내년 수출 이슈들은 한국의 수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수출이 감소한 해가 될 전망이며 세계 수출 순위도 6위에서 8위로 하락하는 등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내년 내수 경기의 부진으로 수출이 유일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어 사전적인 대응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연구원은 내년 신흥국으로의 성장 무게중심 이동이 수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신흥국의 성장세 저하는 신흥국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를 보이는 한국의 수출 회복을 제약해왔다. 한국의 수출 비중은 올 1~10월 기준 선진국 42.5%, 신흥국 57.5%으로 신흥국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신흥국의 경제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세계 교역증가율은 2015년 2.6%, 2016년 2.3%에서 2017년 3.8%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약세도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여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강달러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도 달러 강세로 이어져 원화 약세 현상이 계속될수 있기 때문이다. 올 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72.6원으로 9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자금 유출 우려,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 가능성 등으로 연중 원화 환율 변동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어 주의는 필요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도 내년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경기부양 의지, 중국 공급과잉 완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내년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연준이 금리 결정 시 주요 지표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10월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로 물가 목표치 2%에 근접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한 중국의 생산자물가도 반등 중이다.
반면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수출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보호무역주의·신고립주의 중심으로 재편되고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이 심화하면서 중국을 통해 우회 수출되는 한국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역수지 적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752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2006년 8373억 달러 적자)에 근접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반덤핑 조치 강화 등 미국의 대중국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대한 견제로 미국의 대중국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할 경우 중국도 미국에 대한 기술장벽(TBT), 위생 및 검역(SPS) 등 무역 제재를 늘릴 것으로 보여 양국 간 통상 마찰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트럼프노믹스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당선인은 TPP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다자간 FTA보다는 미국의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개별 국가와 양자 간 FTA를 강조하고 있다. TPP 표류는 양자 간 FTA에 집중한 한국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한미FTA 재협상 압력 등 악영향도 우려된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세계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향상,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 압력 등에 힘입어 내년 수출은 2년간의 부진을 넘어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통상 마찰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무역 분쟁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규제 예상 품목을 별도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특히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중국 정부와 통상 채널을 강화하고 불공정한 보호무역 대처를 위해 WTO, FTA 이행위원회 등 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의견 조율을 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