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랠리 타고 유상증자 봇물..왜?

입력 : 2009-12-15 오후 2:44:06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연말을 앞두고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상당수의 유상증자 기업들이 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 우려로 고꾸라지면서 낭패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기재정정 등을 포함해 '유상증자 결정' 사실을 공시한 기업수는 유가증권시장 10개사, 코스닥시장 52개사 등 총 62개사.
 
지난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7개사, 코스닥시장 27개사와 비교할 때 연말을 맞아 유상증자를 결정한 기업수가 전년비 2배이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작년 금융위기 당시의 폭락양상과 달리 연말랠리 기대감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내달부터 본격화할 4분기 사업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자본잠식 등 상장폐지 대상이나 관리종목 지정을 모면하기 위해 일부 상장사들이 꼼수 형태의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내년도 상장을 결의하면서 자칫 대어들의 IPO로 인해 증시에 공모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감 마저 일부 중소상장사의 조기 증자를 이끄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유상증자를 발표한 상당수 기업이 공시 이후 연일 하락세다. 투자자들의 배신감 마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관광개발(032350)평산(089480)은 전날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우려로 이날 오후 각각 5%와 8%대의 하락세다. 
 
오라바이오틱스(016160)의 경우는 감자 결정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보다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주가가 높아졌으니 증자가 수월해진 측면이 있다"며 "증자를 추진한 기업들이 어떤 이유에서 자금을 수혈하는지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증시전문가는 "실적 개선도 없는 기업이 주가가 오른 김에 증자를 해서 돈을 끌어모으는 전형적인 '물타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empero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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