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를 무난히 넘기며 한 시름을 돌렸지만 다음주부터 큰 산인 '최순실 특검'을 기다리며 초긴장 상태가 유지하고 있다. 내년 초로 미뤄진 그룹 정기 인사를 비롯해 조직개편도 특검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수를 고려해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8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걱정했던 것 보다 청문회를 무사히 넘긴 것 같아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특검이 남아있어 아직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다"며 "분위기상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은 특검 마무리 후 여러 변수들이 걷히게 된 뒤에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국정조사 청문회를 마친 신 회장은 다음주 특별한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특검 조사에 대비 중이다. 롯데는 최순실 씨가 설립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5억 원을 출연한데 이어 추가로 70억원 이상을 더 지원한 뒤 다시 돌려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특히 신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가성 의혹'은 더 커진 상황이다. 검찰은 이미 지난달 15일 신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15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신 회장이 박 대통령과 비공개 독대한 이유와 재단 출연의 대가성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신 회장은 다른 총수들과 비교해 이미 여러차례 검찰조사를 받았고,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했던만큼 이번 특검에선 검찰수사때와 마찬가지로 피의자보다는 참고인 신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와 신 회장은 '부정한 청탁이나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며 '우리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항변하고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신 회장은 재단 출연금 70억원에 대해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경영마비 사태가 장기화되며 '투명경영'과 '질적성장'을 기치로 발표한 대대적 그룹 쇄신안 이행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룹 비리에 대한 전방위 검찰수사가 끝난지 얼마 안돼 '최순실 게이트'에 또 연루되면서 연말로 예정된 일정들도 내년 초로 미뤄졌다. 특히 곧 이뤄질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 심사에 악재가 되진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경영이 정상화되는게 가장 시급한 과제이고 하루빨리 정국이 수습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일"이라며 "신 회장도 성실하게 특검에 임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오전 질의를 마친 후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