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기업 신세계-CJ, '만두 혈투'

신세계, 만두 시장 출사표…1위 CJ제일제당과 정면대결

입력 : 2016-12-12 오전 8:59:12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범 삼성가이자 사촌지간인 CJ(001040)신세계(004170)의 '밥상' 경쟁이 불 붙고 있다. 최근 신세계가 CJ가 독주하고 있는 만두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양사의 경쟁구도가 곳곳에서 형성되며 사촌회사 사업영역을 넘보지 않는다는 선대 회장의 유훈은 이미 무의미해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범 삼성가는 삼성그룹과 과거 그룹 계열사들이 분리해 독립한 CJ(식음료), 한솔(제지), 신세계(백화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창업자의 유훈에 따라 각 그룹들은 대표사업 영역을 절대 넘보지 않으며, 부족한 부분(사업)이 있으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3세 시대에 접어들며 신세계와 CJ간 사업영역 침범과 반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냉동만두 업계 최초로 육즙을 보존하는 기술특허를 적용한 '육즙가득 왕교자'를 내고 만두시장 진출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4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만두시장에서 3년 내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각오다.
 
올반 육즙만두는 신세계푸드 R&D센터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올 6월 국내 냉동만두 업계 최초로 육즙을 보존하는 기술특허를 출원하며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대형마트와 위드미 등 편의점, GS홈쇼핑에 신제품을 공급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세에 나섰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 9월 종합식품브랜드 '올반'을 론칭하며 이미 CJ제일제당과의 본격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신세계의 만두 시장 진출은 CJ와의 정면대결을 의미한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로 출시 2년 만에 만두시장 1위에 오른데 이어 최근 인천공장 설비를 증설하며 1위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냉동만두시장 규모는 2013년 3191억원에서 2014년 3342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3669억원으로 상승해 연 평균 7.2%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교자만두 시장은 CJ제일제당이 2013년 12월 '비비고 왕교자'를 출시한 뒤 그해 983억원에서 지난해 1618억원으로 2년 만에 64.6%나 성장했다. 
 
올해 8월까지 냉동만두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40.5%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해태제과식품(101530)(17.5%), 동원F&B(049770)(12.4%), 풀무원(017810)(11.8%), 오뚜기(007310)(5.3%) 등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교자만두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은 48.6%, 해태제과(29.3%), 동원F&B(6.2%), 풀무원(5.8%), 오뚜기(3.8%) 등의 순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신세계가 독주하던 가정간편식 시장에 CJ가 침범한 데 이어 CJ가 독주하던 만두 시장에 신세계가 뛰어들게 되면서 양사간 사업영역 침범을 자제하던 기류는 앞으로 일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식품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CJ에게 자극이 되고 있을 것"이라며 "진출 가능한 사업영역의 경계가 이미 허물어진만큼 다른 시장에서도 사촌 기업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의 육즙가득 왕교자 만두(왼쪽)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 만두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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