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독감(인플루엔자)이 예년보다 일찍 유행하면서 그간 낙폭이 컸던 제약·바이오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절독감백신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특히 올해는 4가 백신이 기존 3가 백신을 대체하고 있어 수혜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 8일 질병관리본부는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38도 이상의 발열,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 독감 유사증상환자가 외래 환자 1000명당 13.5명으로 집계돼 유행 기준인 8.9명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은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시기에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때 이른 독감 유행이 제약·바이오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 수혜 예상주로는
녹십자(006280)와
SK케미칼(006120)이 꼽힌다. 최근 계절독감백신 3가와 4가 모두를 완판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A형(H3N2)로 계절독감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계절독감백신은 매년 유행하는 균주에 따라 당해년도 생산, 재고 반품 및 폐기가 이뤄진다"며 "일반적으로 북반구의 경우 계절독감백신 2분기 생산, 하반기 납품, 다음해 1분기 반품 및 폐기가 이뤄지는데 계절독감백신 수요 확대로 다음해 1분기 반품 손실 축소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영유아 대상 계절독감백신 무료 접종의 추진 과정 중 예산 부족 및 수요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 점도 이들 업체의 주가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3분기 계절독감백신 매출액이 4분기로 이연되면서 4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현재 제약·바이오업종의 주가가 한미약품 늑장공시 사태 이후 저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주가 부양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 해지를 공시하기 전날인 지난 9월29일 이후 이달 14일까지 코스피 의약품 업종은 26%, 코스닥 제약 업종은 15.7% 하락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녹십자는 16.1%, SK케미칼은 1.7% 빠졌다.
이 연구원은 단기 낙폭이 과대하다는 점, 최근 한미약품 검찰조사 결과 오너 일가 및 공시 담당 임직원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점, 연말 수급 개선 및 연초 효과 기대감 유효, 헬스케어 기업별 자사주 매입 등을 언급하며 "제약·바이오업종의 저점 신호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지난 8월 경북 안동시 SK케미칼 안동 L하우스에서 한 직원이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 4가' 출시를 앞두고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