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제주 땅값이 최근 들어 주춤하다. 오를대로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거래도 줄었다. 반면, 주택시장은 여전히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제주도 땅값은 0.35% 오르며 전달 0.44%에 비해 상승폭이 0.09%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0.44%)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전국 최고 상승률 지역 자리도 세종시(3.95%)에게 내줬다.
제주 땅값은 작년 11월 1.97%, 12월 2.09% 등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가격 오름세가 가팔랐다. 올해 역시 3월까지 1%가 넘는 월간 상승폭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줄더니 10월 들어서는 작년 26월(0.31%)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토지 거래량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11월 제주 토지 거래량은 5394건으로 전달 5050건보다 소폭 올랐다. 하지만 작년 12월 8876건, 올 1월 6599건 등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특히 10월 기록한 5050건은 2014년 8월 기록한 4729건 이후 2년 3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제주 서귀포시 낙원공인 관계자는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매수 희망자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껴 문의 할 뿐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뜸해졌다"며 "주택과 달리 토지는 보유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대규모 손바뀜이 있었던 만큼 소강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토지 거래가 주춤해진 제주 서귀포시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
반면, 주택시장은 여전히 호황세다. 인구 유입이 꾸준한데다, 타 지역 거주자들의 투자성 매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11월 제주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61%로, 전달 0.31%와 비교해 상승폭이 두 배나 커졌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0.28%에서 0.25%로 오히려 상승폭이 줄었다.
제주시 노형동 부영2차 전용 45㎡ 같은 9층이 10월 2억9500만원에서 최근 3억500만원, 또 2층은 2억5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1000만~3000만원이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인구유입은 꾸준하지만 그동안 주택공급이 부족해 제주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특히 지난 11.3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청약시장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제주는 신규 공급분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