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더욱 굳게 닫힌 불황 속에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품들이 있다. 바로 대형 할인마트와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내놓은 PB(Private Brand, 자체 상품) 제품이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기 위해 대용량 제품보다는 소용량 제품들이 인기인 불황기에 대형 할인마트의 매출은 주춤했다. 그러나 할인마트의 PB상품은 불경기 속에서도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올 한해 판매된 PB제품은 모두 8200여 가지. 올해 롯데마트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도 현재 1만6000여개의 PB상품들이 팔리고 있고, 올해 전체 상품 매출(11월까지 누계 기준)에서 23%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만5600여개의 품목에서 400여개의 상품이 새롭게 출시된 것으로 매출 비중도 지난해의 19.6%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삼성 홈플러스의 PB제품도 2005년 15%였던 매출비중이 경기불황에도 꾸준히 성장하며 올해 26%를 기록했다.
계란, 쌀 등을 비롯한 식품부터 가전, 의류 등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약 1만여개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PB상품들이 타 브랜드의 일반 상품들과 비교했을 때 질적인 면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가격도 저렴해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전체 매출액 중 PB제품의 매출 비중을 2010년에는 30%, 2012년까지는 4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체로 생수, 라면, 화장지 등 생필품 품목들이 PB상품들 가운데에서도 판매량이 높아, PB상품의 인기가 경기와도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PB상품의 인기는 편의점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자체 브랜드 상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의 PB제품은 전체 상품의 18.6%를 구성하고 있고, 매출에서도 전체 상품 가운데 21% 이상을 차지했다.
훼미리마트도 전체 매출의 19%가 약 520여종의 PB제품으로, 지난해 470여 제품에서 PB서울우유, PB700컵면 등 50여 제품을 올 한해 새롭게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훼미리마트는 내년에도 370여개의 자체브랜드 상품을 출시할 예정으로, PB상품의 비중을 전체 상품의 20%로 늘릴 방침이다.
GS25도 지난해 2533가지의 PB제품에서 올해 200개 상품을 출시해 모두 2733개의 PB제품들이 소비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GS25의 전체 매출 중 PB제품은 2008년 25.4%에서 올해 29.5%로 훌쩍 뛰어올랐다. GS25 측은 내년에 PB상품 매출이 전체의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유명브랜드와 결합해 인지도 높은 상품을 많이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에 비해 바이더웨이는 PB제품이 올해 전체 매출의 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더웨이 관계자는 "제품력과 소비자 선호가 검증된 외식브랜드와 제휴해 앞으로 PB브랜드를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 잘 팔리는 PB상품은 삼각김밥, 샌드위치, 컵라면, 도시락 등 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사대용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훼미리마트가 지난 4월 기존상품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출시한 도시락은 출시 6일만에 일평균 판매량의 100배나 늘어난 6만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 이 편의점 업체의 PB컵라면(65g)은 500원이라는 가격 경쟁력으로 출시 한달만에 신라면 큰사발(115g)의 판매량을 앞지르고, 출시 일년만에 신라면 컵(65g)의 판매량도 추월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싱글족이 늘어나고 경기가 안 좋은 가운데 유통과정을 축소해 원가를 절감하고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PB제품들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어 고매출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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