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복수노조 도입 문제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개정 관련 사안에 대해 개별 대응해오던 경제 5단체가 법안 상정을 앞두고 “합의안대로 입법해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 이수영 경총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사공일 무역협회 회장 등 경제 5단체장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19일 오전 7시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지난 4일 노사정이 합의한 내용 그대로 노조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 날 경제계가 공동 건의서 형식을 통해 밝힌 주요 요청내용은 한나라당이 제시한 노조법 개정안 중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제도) 범위에 ‘통상적인 노조관리업무’를 포함시킨 조항을 삭제해달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노사정 3주체가 도출한 합의 내용대로 근로시간 면제 범위는 노사 교섭·협의, 고충처리, 산업안전 등 노사 공동의 이해관계에 속하는 활동에 한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계의 주장이다.
경제5단체는 건의서를 통해 “여당이 노사정 합의 후 노동계의 요구를 별도로 수용해 통상적인 노조관리 업무 조항을 근로시간 면제범위에 추가한 것은 사실상 개정 이전처럼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자는 것과 다름 없다”며 “이는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라는 노사정 합의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내용을 담은 합의안 취지를 그대로 살려야 전임자 임금을 악용한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노동운동도 막을 수 있다”며 “이는 곧 노동선진화를 촉진해 기업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수노조 도입 역시 노사 모두 새로운 제도 도입 이전에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므로 합의안대로 2년 6개월 유예된 2012년 7월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경제계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노사정 합의대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설 것"이라는 말로 경제계의 우려를 달랬다.
최 장관은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등 잘못된 노동 관행들이 경제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만큼 여야 지도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에게 경제계의 우려가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최 장관과 경제5단체장은 이 자리에서 노사정 합의정신 그대로 노조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으며 향후에도 이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 노동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사정 3주체는 복수노조 도입을 2년6개월 유예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이를 보완하기 위한 타임오프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3자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세부 내용 다수를 시행령 소관사항으로 미루고 합의 문구 역시 추상적이고 모호한 부분이 많아 합의 이후에도 줄곧 똑같은 합의문을 놓고 각 주체의 서로 다른 해석으로 진통을 겪어왔다.
게다가 3자합의에서 배제된 민주노총은 합의무효를 주장하며 총파업까지 예고하고 있으며 법안 상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여당, 야당 그리고 민주노총까지 참여하는 노사정 6자 다자협의체를 만들어 재논의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연내에 노조법이 처리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