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 겨울철 고혈압 '주의'

중증질환 발전가능…운동·충분한 휴식 필요

입력 : 2016-12-28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예년보다 이른 한파로 혈압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은 동맥혈관의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혈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부교감 신경의 균형을 망가뜨려 혈관의 과도한 수축을 일으킨다. 낡은 수도관이 높은 수압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원리다.
 
고혈압은  '남성들만의 병'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한 지난해 고혈압성 심장병 발병 추이에 따르면 40대까지는 남성의 유병률이 높다가 40대에 이르면 남녀 비율이 비슷해지고, 50대부터는 오히려 여성의 유병률이 높아진다.
 
편욱범 이대목동병원 교수(심장혈관센터장)은 "고혈압 환자의 겨울철 사망률은 여름에 비해 30% 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온이 낮아질수록 혈압 관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폐경기의 여성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홍조현상,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등 외적인 변화에 주목해 고혈압 증상을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많다. 이외에도 고혈압은 가임기 여성에게 임신중독으로 인한 혈관 및 콩팥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의 고혈압은 신장염과 골반염 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
 
편 교수는 "여성 고혈압 유병률은 폐경 전 10.7%에서 폐경 후 30.6%로 3배 정도 증가하기 때문에 폐경을 앞둔 여성의 경우 평소 혈압 관리에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폐경기 이후의 고혈압은 뇌졸중과 심근경색 같은 중증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높은 혈압으로 좌심실 기능이 약해지면 심부전이 발생하고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시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망막의 변화나 뇌 같은 중추신경계통에 손상을 일으켜 뇌경색과 뇌출혈 같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미 혈압 수치가 관리를 요하는 수준에 접어들었거나 특별한 원인으로 인한 2차성 고혈압이라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폐경기 고혈압은 호르몬 변화와 밀접한 연관을 맺기 때문에 호르몬 처방이 필요하다. 약제가 선택되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목표 혈압에 도달하기 위해 2개 이상의 약물을 병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거나 일부러 약의 복용을 줄여서는 안 된다.
 
혈압약을 복용하기 되면 안면 홍조, 마른 기침,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러움증, 구강 건조, 성기능의 이상, 탈모, 빈뇨, 통풍의 악화,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이 생기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약을 바꿔 치료하면 된다.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식단을 바꿔야 한다. 과체중일 경우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이 시기 여성은 미각이 둔화돼 음식을 짜고 맵게 조리하는 일이 많은데 조미료나 소금 등의 양을 정확히 계량해 음식을 조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하루 염화나트륨을 6g 이하로 염분 섭취를 줄여 저염식 식생활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식이칼륨과 칼슘, 마그네슘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 금연은 필수이며 포화(동물성)지방 및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여야 한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예민해져 쉽게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정신적인 여유를 찾는 것이 좋다. 추운 겨울철 이른 아침 야외 운동은 자제하고 운동을 할 경우에는 해가 있는 낮 시간을 활용하거나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아 사전에 인지가 어렵기 때문에 평소 주기적인 확인과 관리가 필요하다. 
 
 
폐경기 여성에 나타나는 고혈압은 증상이 분명치 않아, 지나치기 쉬워 평소 주기적인 관리와 확인이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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