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자동차업계 10대 뉴스)폭스바겐 연비조작·수입차 역성장

현대차의 점유율 붕괴, SM6·말리부·티볼리 돌풍

입력 : 2016-12-29 오전 6:00:00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다. 독일 폭스바겐사의 연비조작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의 소비자들은 충격에 휩싸였고, 현재도 국내는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와 노동조합 파업의 영향으로 내수시장은 침체기를 맞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역대 최저 수준의 내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올해 목표 달성도 힘겨울 지경이다. 올해 수입차 시장도 2010년 이후 지속된 두 자릿수 연간 성장률이 멈추고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점유율 70%를 웃돌던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가 50%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지형 변화가 두드러졌다. 이틈은 만연 2인자 취급을 받던 한국지엠 쉐보레, 꼴찌를 벗어난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차(003620) 등의 약진으로 말리부와 SM6 등 차별화된 디자인의 중형 세단이 비집고 들어왔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E클래스를 앞세운 메르세데스 벤츠가 영원한 경쟁자 BMW를 꺾고 7년만에 수입차 판매 1위에 등극했다. 디젤 사태의 영향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에 대한 기술개발도 가속화됐다. 2016년 <뉴스토마토>는 국내 자동차 업계를 달군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결국 사퇴했다.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최근 총 27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서비스캠페인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1. 폭스바겐, ‘연비조작 논란’ 본격화…판매 급감
폭스바겐의 연비조작 사태가 충격을 불러왔다. 지난 8월 환경부로부터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사실상 국내 판매가 정지된 상태다.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총 20만9000여대가 인증 취소됐고, 이로 인해 지난달 단 한대의 차도 팔지 못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폭스바겐은 최근 소비자들을 달래기 위해 27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서비스캠페인에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외면 당한 신뢰도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2. 전기차시대 개막...1만대 돌파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쏘울 EV. 르노삼성 SM3 Z.E, BMW i3, 닛산 리프 등 다양한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미국의 테슬라는 국내에서 볼륨모델인 ‘모델3’의 사전주문을 받으면서 전기차 시장에 위협적 존재로 등장했다. 여기에 중국 로컬업체인 BYD의 약진도 눈에 띈다. 세계 1위를 탈환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전기차 열풍에 올해 우리나라 전기차 보급대수는 1만대를 돌파했다. 
친환경차는 생존을 위한 자동차 업체들의 숙명이 됐다. 올해 주요 자동차업체는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현대차는 친환경 자동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공개했다. 기아차 역시 니로를 통해 친환경차 시대 개막을 선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아이오닉은 올해 11월까지 9481대가 판매됐고, 니로 하이브리드는 1만7081대가 팔려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3. 자율주행차 시대 한발 앞으로 성큼 
글로벌 IT업체 자동차업체들은 영역을 넘어 미래 먹거리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은 물론 애플도 자율주행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벤츠와 BMW 등 독일사들도 이미 개발에 착수한지 오래다. 국내는 현대차그룹이 선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아이오닉 도심 시승회를 실시했다. 주야간 실시한 이날 시승회에는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이 참가했다.  이번 시승회는 도로 통제를 하지 않고 일상 속 도로 주행과 같은 환경에서 진행했다. 시승회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주변 도심 4㎞ 구간 내 교차로·지하도·횡단보도·차선 합류 구간 등 운전자들이 실생활에서 경험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 속에서 이뤄졌다. 일반적인 교통 신호 체계는 물론이고 어린이나 동물이 도로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과 같은 돌발 상황 대처 능력도 필수 요소였다.
 
4. 자동차 국내 판매 183만대…세계 10위 시장으로 성장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판매는 총 183만대 수준으로 전세계 10위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한 몫 했다. 여기에 상위권 국가의 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지난 2월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총 183만대로 전년 대비 10.3% 증가해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 확대 영향에 따른 것이다.
 
5. 현대·기아차 내수점유율 50%대 추락
현대·기아차는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차질로 피해금액이 5조원에 달했다. 여기에 내수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감소,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현대기아차 내수점유율은 70%대에서 50%대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10월 현대차 내수점유율은 58.6%를 기록했다. 출범 이래 처음으로 60%의 내수점유율이 깨진 것이다.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인 SM6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 르노삼성 판매목표 10만대 돌파에 일등공신이 됐다. 사진/르노삼성
 
6. 말리부· SM6 등 중형세단 약진
올해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SUV와 디젤의 약진으로 꼽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쪼그라든 세단시장은 기를 펴지 못하면서 판매 둔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역전됐다. 르노삼성의 SM6와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등 뛰어난 디자인으로 무장한 중형 세단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SM6는 11월까지 총 4만5051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말리부 역시 노조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에도 불구하고 총 3만2504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2배 이상 판매가 늘었다. 
 
7. 벤츠, BMW 제치고 수입차 1위 탈환
올해 메르세데스 벤츠는 7년만에 수입차 시장의 영원한 맞수 BMW를 제치고 판매 1위로 등극했다. 벤츠는 신형 ‘E클래스’를 바탕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했다. 벤츠는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 5만718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최초로 연간 판매량 5만대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이에 BMW도 내년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 신형 5시리즈를 내세워 1위 탈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8. ‘박동훈 효과’ 르노삼성, 완성차 꼴찌 탈출
르노삼성은 올해 절치부심하면서 완성차 판매 꼴찌를 탈출했다. 르노삼성의 약진은 ‘박동훈 효과’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르노삼성은 올해 내수판매 10만대 목표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39% 상승한 수치로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증가세다. 르노삼성의 이 같은 도약은 그동안 현대기아차 디자인에 질린 소비자에게 SM6와 SUV 모델인 QM6로 어필한 것이 결정적이란 분석이다. 완성차의 편의사양 등은 평준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인 만큼 차를 선택함에 있어 품질 보다도 오히려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것은 올해 신차들의 약진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 단합된 노사관계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9. 삼성 ‘하만’ 인수…스마트카 전장시장 진출 가시화
삼성전자가 지난 11월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전장부문 진출을 위해 글로벌 자동차 전장전문기업인 ‘하만’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약 1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자했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바짝 긴장하면서 경계의 눈초리다. 삼성은 하만을 인수하면서 “완성차 제조는 안한다”라는 입장이지만,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 시장이 열리는 상황에서 삼성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10. 자동차 판매, 홈쇼핑과 온라인 시대 개막
올해 자동차의 온라인과 홈쇼핑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QM6, 한국지엠 쉐보레는 아베오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장에선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또 한국지엠은 옥션을 통해 10대의 아베오 판매를 진행했다. 또 홈쇼핑을 통해 자동차 판매 및 리스, 렌탈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내년부터 국산차 홈쇼핑 판매가 본격 허용되면 판매통로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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