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예전부터 서울특별시장 자리는 대권 도전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로 여겨졌다. 윤보선(2대)·이명박(32대) 전 시장은 대통령을 역임했으며 고건·조순·오세훈 전 시장 등도 한동안 유력 대권후보 하마평에 올랐다. 서울시장은 전국 지자체장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현 박원순 시장의 대권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0월1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텃밭인 충북 충주를 찾아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주에서 승리하면 대권을 거머쥐었다”는 말로 대권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야권 본거지인 광주를 찾아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거나 “지난(해) 5월 ‘역사 뒤에 숨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다시 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박 시장 측에서는 아직까지 명시적인 대선출마 선언은 없었다며 선을 긋고 있다.
박 시장은 자신의 색깔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되는 시점이었던 지난해 11월2일 박 시장은 “박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하야를 촉구했으며 이후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과정에서 경찰의 시위 진압목적 소방수 공급요청을 거부하고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박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시정을 이끄는 동안 보여준 성과다. 2011년 10월 재보선에서 당선된 후 최장수 민선시장으로 재임 중인 그는 무상급식·반값등록금 지원 등 복지예산을 확충하면서도 채무 7조원을 감축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고민도 있다.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 지지율은 계속 4%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승창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박 시장이 최종적으로 결심을 하고 움직였을 때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앞으로 봐야 하는 문제”라고 답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광주광역시 금남로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8차 광주시민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