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했다는 중국이 정작 기상 예측 등 중요한 문제에서는 자국산 기기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드웨어 성능을 100% 이끌어 낼 소프트웨어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 1, 2위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중국이 정작 스모그 예측에는 미국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기상국이 최근 베이징 등 중국 북부 지역을 덮친 스모그 예측에 사용한 장비는 IBM의 '플렉스 시스템 P460'이다.
중국이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선웨이 타이후라이트' 모습.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들은 스모그 예측에 사용될 수 없었다. 텐진에 위치한 '텐허1'도 당초 중국 전체 기상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현재 허베이성의 중소도시 바오딩의 스모그 예측에만 사용된다.
중국의 슈퍼컴퓨터들이 기상 예측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기상 예측 프로그램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산 속도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100% 성능을 이끌어 낼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의미다.
중국기상국이 현재 스모그 예측을 위해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안개-스모그 수식 예보시스템'(CUACE/Haze-fog)으로 중국 슈퍼컴퓨터보다 IBM 컴퓨터에서 훨씬 기능이 잘 발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중국에서 스모그 예측은 국가 지도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기상 학자들이 (검증된) IBM 시스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베이징과 텐진 등 북부 지역 뿐만 아니라 중부의 상하이 기상국도 자국 슈퍼컴퓨터 대신 IBM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중국 우시의 국립슈퍼컴퓨팅센터에 설치된 '선웨이 타이후라이트'(Sunway TaihuLight)다. 연산 속도가 93페타플롭스로 연산 속도 2~6위를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 2위 슈퍼컴퓨터도 중국이 개발했다. 광저우 슈퍼컴퓨터센터의 텐허2는 연산 속도가 33페타플롭스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