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 대선후보 중에서 단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일 주요 일간지들은 문 전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의 ‘3자 대결’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대거 발표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문재인 대세론’을 언급할 정도다.
그 연장선상에서 문 전 대표를 견제·비판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으며 그를 둘러싼 각종 설왕설래도 여전하다. 그 중 첫 번째는 민주당이 이른바 ‘친문(문재인) 패권주의’에 빠져있으며 이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호남 홀대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호남 출신 인사들이 진급 등에서 불이익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당시 민정수석·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문 전 대표의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위 두 가지 주장은 국민의당 내 일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동안 확대 재생산 됐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실체가 없는 주장이며 허상일 뿐’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민주당 내에 문 전 대표의 패권이 있거나 호남 인사들이 홀대받은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한동안 인터넷 상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기 3부 요인과 장관급 인사 상당수가 호남 출신이었다는 명단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지난해 4월 20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 중 그가 내놓은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의석수 3석 확보에 그친 총선 결과만을 놓고 볼 것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문 전 대표가 여전히 호남 지역에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민주당에 대한 호남지역의 지지율 상승으로 총선 당시 당과 문 전 대표가 입었던 상처는 계속 치유중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는 광주 무등산에서 시민들과 함께 해맞이를 하는 것으로 올해 첫 일정을 소화하며 호남민심 구애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개헌문제에 대해 문 전 대표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는다. 현행 5년 단임제 하에서는 임기 마지막 권력형 비리가 반복되고 장기적인 국가발전 전략 수립이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헌이 시급하지만 문 전 대표의 생각은 달라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문 전 대표는 수 차례에 걸쳐 “지금은 차분히 개헌 논의를 진행해 개헌 과제가 공론으로 모아지면 대선 때 공약하고, 다음 정부 초기에 개헌을 하면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기자단 오찬에서 “앞으로의 개헌 논의는 시민들의 참여속에 국민 주권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며 “대선 전 개헌은 현실적,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저를 공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선 조급증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가 조기대선 시 섀도캐비닛(예비내각) 구성 필요성을 제기하자 국민의당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취임준비를 하는 격”(이용호 원내대변인)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면 60일 내에 대선을 치르고 인수위원회 과정 없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예비내각 구성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오히려 정국 안정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한다.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문제삼는 주장도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 개혁보수신당(가칭) 유승민 의원은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그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반대입장과 '송민순 회고록' 논란 등을 언급하며 대북관과 국가안보관에 의문을 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다음날 “저는 북한체제가 싫어서 피난 온 집안의 자제이기도 하고 저 자신이 특전사 공수부대에서 당당하게 군복무했던 사람”이라며 “저에게 안보를 시비하는 것은 정말로 소가 웃을 일”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주요이력>
△22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법인 부산 대표변호사
△청와대 비서실장
△18대 대선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일 오전 광주 무등산 등반 중 자신을 알아보는 탐방객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