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청년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노동환경이 열악한 건설 현장의 고령화는 갈수록심화되고 있다.
20~40대 청년층과 중년층은 감소하는 반면 50~60대 장년층의 비중은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현장에서 근무하는 장년층 대부분이 기술 숙련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하우와 기술이 젊은 세대로 이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일 건설근로자 퇴직공제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기준 50대, 60대 건설 근로자는 각각 34.3%, 15.9%로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전년도에 비해서는 각각 0.4%p, 1.4%p 증가한 수치다.
반면 20대, 30대 40대는 각각 9.4%, 12.2%, 26.1%로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보통 인부 비율이 34.5%로 가장 높게 나타나 단기 아르바이트나 취업 준비 중에 일시적으로 건설업에 취업한 수요로 추정된다.
작년 청년 실업률이 8%를 돌파하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지만 건설업을 찾는 인력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다.
매년 500여명이 건설현장에서 목숨을 잃을 정도로 안전사고율이 높은데다 낮은 임금, 장시간 근로 등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젊은이들에게 기피직종이 돼 버린 탓이다.
전국건설기업 노조 관계자는 "최근 공공 건설 분야에서 예산절감을 우선적인 가치로 내세우며 일방적인 거래행태를 진행하다 보니 직접공사비에도 못 미치는 계약이 체결되고, 이로 인해 저임금, 임금체불 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적정임금제를 도입해 안전 비용, 인건비 등 필수비용은 낙찰률에 따라 변동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젊은 층 인력이 감소한 자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메우고 있다. 전체 퇴직공제 가입 건설근로자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 5.8%, 2012년 6.2%, 2013년 6.7%, 2014년 7.3%, 2015년 8.0%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중 근력을 필요로 하는 보통 인부의 경우 30대 이하 비중이 2011년도 21.3%에서 2015년도 37.8%로 급증했다.
건설 현장에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다수가 고용보험이나 퇴근공제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 수주 시 가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시공사는 인건비 등 공사비를 낮춰야만 낙찰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현장에서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보통 인부의 경우 내국인 보다는 임금이 낮은 외국인 근로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높은 안전사고율과 낮은 임금, 장시간 근로 등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이 줄고 있다. 서울 중구 만리재고개 인근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