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미래에셋의 DNA는 ‘투자’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투자의 야성을 갖고 제2의 창업에 나서야합니다.”
박현주 회장. 사진/미래에셋대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창업 이래 지난 20년 간, 한국자본시장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이 곧 새로운 길이었지만 지금부터 지난 20년의 성공을 잊어야한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투자의 야성을 갖고 제2의 창업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셋그룹은 투자를 통해 성장하고, 사회에 기여하고, 고객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 주는 회사가 돼야 한다”며 “창업 때부터 단 한 번도 ‘투자’라는 미래에셋 비즈니스의 DNA를 잊은 적이 없다”면서 투자 없는 성장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업을 경영하면 당장 몇 년간은 생존할 수 있겠지만 이런 식의 접근법은 임시 처방전일 뿐 장기 생존 전략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에셋대우를 창업하면서 구조조정과 같은 비용 절감의 방식이 아닌 투자를 통한 성장을 강조한 것도 미래에셋대우가 한국 자본시장의 야성과 모험정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과 전략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대적 변화도 투자를 통한 모험정신과 야성의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1980년대 말 이후 슈퍼 부채 사이클(super debt cycle)이 종언을 고하고 있다”며 “돈을 빌려 성장률을 도모할 수 있는 시대는 과거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 혁명으로 새로운 산업도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에쿼티(equity)의 성장은 무궁무진할 것이며, 이러한 equity의 시대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미래에셋은 equity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산업에 씨를 뿌리고 장기적인 성장에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고객 동맹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래에셋의 가치 판단 기준은 ‘For the Client’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넘어 ‘고객을 위한 것’을 해야 한다”며 “고객의 파트너로서 최적의 자산배분을 진솔하게 말하고, 고객 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6개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투자그룹에 맞게 글로벌 자산배분과 글로벌 브로커리지를 통해 우량자산을 고객에게 정직하게 공급하겠다는 고객 동맹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006800)의 출범으로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투자그룹이 된 만큼 커진 조직의 규모에 비례해 높은 수준의 리스크관리와 컴플라이언스가 요구된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연금 비즈니스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연금 비즈니스는 한국 자본시장에서 최대 성장 비즈니스 중 하나”라면서 “상품, 컨설팅, 자산배분 등 연금 관련 전 부문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유지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와 수명 증가로 인해 연금 시장은 저축에서 투자로 바뀔 수밖에 없다”며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중심으로 중심축이 옮겨갈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