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한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나들 정도로 수익성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유가 장기화에 따라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바스프 같은 글로벌 선두 기업의 수익성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3일 주요 증권사의 실적전망치와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대한유화(006650)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은 20.7%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률은 이미 24.3%에 달하기도 했다. 석유화학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통상 5~10% 수준인데, 이른바 '굴뚝 산업'에서 정보기술(IT) 업계를 뛰어넘는 수익성을 이룬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대한유화는 지난 2015년 영업이익 2712억원을 기록해(영업이익률 15.7%)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 합계는 2450억원으로, 올해 최대 실적을 무난히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토탈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률 18.3%,
롯데케미칼(011170) 18.2%, 여천NCC 14.0%, SK종합화학 10.0%,
LG화학(051910) 9.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 정확한 연간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들 NCC 기업은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개선된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1위(2015년 C&EN기준) 화학기업인 바스프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전년(9.6%)보다 오른 11.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10위권 안에 있는 바이엘(독일) 16.1%, 다우케미칼(미국) 14.2%, 듀폰(미국) 16.4%, 사빅(중국) 1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유화업체들은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 등 종합적인 면에서 평가되는 글로벌 순위는 밀리지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수익성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은 '값싼 원가'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석유화학 사업은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원료 경쟁력 증대로 전년도에 이어 수익성이 확대됐다"면서 "저유가 환경은 특히 NCC 위주의 국내 석유화학기업에 유리하고, 몇년 사이에 중국의 석탄화학(CTO)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NCC 기업들은 지난해 에틸렌은 물론 파라자일렌(PX)·폴리에틸렌(PE)·벤젠 등 대부분의 제품군에서 지난해보다 마진이 확대됐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50~60달러 안팎에 머물것으로 전망되면서 석유화학업계는 올해도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만큼 올해는 '기저 효과'로 이익 증가폭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8.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대산에 있는 한화토탈 공장 전경. 사진/한화토탈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