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중국 짝퉁 게임에 몸살…카피켓 게임 이달 국내 출시

"IP 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업무방해 등에 대한 소송 검토 중"

입력 : 2017-01-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넥슨의 온라인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를 베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로스트테일(중국명 미성물어)'이 이달말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넥슨은 로스트테일이 출시에 따라 공개되면 게임을 면밀히 확인한 후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3일 넥슨은 자사의 온라인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를 배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중국 핑신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모바일게임 로스트테일에 대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트테일은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출시된 데 이어 그해 11월 대만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초기지만 현지 앱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진입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중국 미성물어(왼쪽)과 한국의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로비·인벤토리 UI 구성, 맵 구조, 몬스터 배치 등 비교.
 
이미 국내외에선 로스트테일이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카피캣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넥슨 관계자는 "로스트테일은 이미 중국과 아시아권에서 트리오브세이비어의 복제품(clone)이라는 키워드로 마케팅이 되고 있을 정도로 이용자에게나 업계에서 로스트테일이 짝퉁 게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 게임은 온라인게임 트리오브세이비어의 맵과 몬스터 등 그래픽 소스와 시스템, 퀘스트 내용과 방식, 게임 동선, 전투 등 대부분 동일한 수준의 콘텐츠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이 게임은 해당 개발사가 국내 게임업체 넥스트무브와 손잡고 국내에 이달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트리오브세이비어 모바일버전은 이미 IMC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퍼블리싱하며 올해 출시를 목표로 준비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외에서 공개되지 않은 트리오브세이비어의 모바일게임이 이미 중국 개발사의 카피캣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미성물어가 중국에 출시됐을 때부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었다"면서 "국내에 이 게임이 출시되면 콘텐츠를 면밀하게 살펴 IP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영업비밀침해 등에 대한 소송을 염두에 두고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넥스트무브 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측은 "카피캣이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으로, 사전에 개발사 측에서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확인을 명확히 받았고 관련해 전문가의 자문도 완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트리오브세이비어의 카피캣 논란 외에도 넥슨의 '크레이지아케이드', 웹젠의 '뮤 온라인' 등 국내 게임업체는 중국 게임업체들의 게임 베끼기가 난무한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산 카피캣에 맞서 국내 게임의 지적재산권(IP)를 보호하려는 법안과 규제가 미약한 수준이라는게 업계 평가다. 또 중국과의 무력 마찰 등을 의식해 카피캣을 따지는데 소극적이다.
 
지난 2015년 12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업계에서는 국산 게임을 도용해 만든 중국산 짝퉁게임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중 FTA에는 제 15장에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의 보호, 상표, 지식재산권의 취득 및 유지, 게임 저작권 보호 등 관련된 저작권 보호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실제 이 조항들은 실효성은 낮다는게 업계 평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한국 게임 콘텐츠의 중국 내 저작권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베낀 게임이 버젓이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것은 좌시되서는 안될 문제"라며 "업계에서 기술적 성장을 해왔지만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못돼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이 '게임 핵·사설서버 처벌법'과 '무분별한 모방 방지를 위한 게임법' 등 내용을 담은 게임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오는 6월 적용될 예정이지만 핵 등 불법 프로그램과 불법 사설 서버 운영에 대한 규제 부분에 집중돼 있다. 다만 무분별한 모방 방지를 위한 게임법에서 게임물의 지식재산권을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련 제도의 개선 및 운영합리화 등에 관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권고사항을 넣었을 뿐이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이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서 IP 소유권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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