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연초 정·관·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경제계 최대 행사인 신년인사회가 주요 인사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정국이 어수선하면서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경제계 인사들은 경제질서 확립과 경제활력 회복을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경제계, 정·관계, 주한 외교사절 등 주요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사진/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는 4일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경제계, 정·관계, 주한 외교사절 등 주요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유일호 경제부총리 등 정부각료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현대차·LG·SK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검 수사 등으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으며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도 건강 및 일정상의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국이 혼란스러운데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특검 수사선상에 올라 어수선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다수가 불참했다는 설명이다. 전체 참석 기업인 규모도 전년보다 30% 가량 줄었다.
경제단체를 대표해 신년인사회에 필수 참석했던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관련 모금 의혹이 제기된데다 삼성·LG 등 핵심 회원사들도 탈퇴를 선언하면서 허 회장이 참석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 정지 상태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부진의 골이 생각보다 깊은 것 같아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밝지 않다"고 운을 떼면서 "1년 전만 해도 3% 중후반으로 예상됐던 올해 성장률이 최근 2% 초중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고, 선진국은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는 반면 중국 등 신흥국은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탈바꿈하면서 외부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비장한 각오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업의 자율과 책임은 최대로 살리고 공정이라는 틀을 지키는 테두리 내에서 규제와 조정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또다시 기업의 일부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그 판단의 결과에 상관없이 경제단체장으로서 송구스럽기 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경제 활력이 절실할 때"라며 "다 같이 열심히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는 수출 활력 기조를 확실하게 정착시킬 것"이라며 "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미래 산업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