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사용한 새로운 태블릿 PC를 확보했다. 최씨의 독일 법인회사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 설립 과정과 삼성그룹으로부터 지원금을 수수할 때 관련된 다수 이메일이 담겨 앞으로 특검 수사에 중요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53·22기) 특별검사보는 10일 오후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5일 최씨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 변호인으로부터 태블릿을 임의 제출받았다. 저희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장씨가 변호인과 상의해 자발적으로 냈다"며 "최씨가 2015년 7월부터 11월까지 사용한 것으로 진술했는데 태블릿 사용 이메일 계정 정보 및 연락처 등록 정보를 고려할 때 최씨 소유라고 확인했다. JTBC에서 입수한 기존 태블릿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특검보는 "태블릿 분석 결과 최씨의 코레스포츠 설립 과정과 삼성으로부터 지원금 수수와 관련된 다수의 이메일이 발견됐다"며 "2015년 11월 박근혜(65) 대통령의 말씀자료 중간 수정본 등도 들어있다"라고 덧붙였다. 독일에 코레스포츠를 설립한 최씨는 삼성 측과 220억원대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뒤 실제 35억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특검팀이 입수한 태블릿은 기존 태블릿과 달리 증거 능력과 관련해 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특검보는 "태블릿 같은 증거물의 경우 입수 방법이나 절차가 상당히 중요하다. 기존 태블릿도 제출자가 확인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며 "저희가 입수한 것은 절차는 물론 증거 능력에서도 문제가 없다. 저장된 파일 내용도 기존 것과 비교할 때 상당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관련자들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헌법 21조 및 22조 위반 혐의도 적시했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지며 학문·예술의 자유를 가진다고 보장하고 있다. 이 특검보는 "정부 정책에 비판적,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결정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비민주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판단했다"라며 지난 9일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정관주(53) 전 국민소통비서관, 신동철(56) 전 정무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특검팀은 수사 관련자에 대한 소환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이번주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과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며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환은 이번주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특검팀은 논란이 되고 있는 대기업 금품 수수 관련 최씨의 법리 적용과 관련해 뇌물죄와 제3자 뇌물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검토 중이다. 아직은 결정된 바 없는 상황으로 앞으로 충분한 확인 뒤 최씨를 기소할 무렵 법리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철 특별검사팀 대변인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