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6470원으로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졌다. 장기 불황 여파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상된 최저임금은 경영난을 가중시킬 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7.3% 오른 6470원으로, 지난 1일부터 적용됐다. 2013년 4860원에서 4년새 1610원이 올랐다. 최근 4년간 연평균 7% 이상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11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늘어나니 가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당장 인건비 부담에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게 되고, 이는 업주들의 노동부담 가중과 서비스 질 저하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자영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 편이 낫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 6470원을 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135만2230원이다. 지난해 최저임금 월 126만270원보다 10만원가량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연매출 1200만원 미만인 자영업자는 전체 21.2%로 나타났다. 연매출 1200만원 이상 4600만원 미만인 곳(30.6%)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자영업자 10명 중 2명은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취재과정에서 만난 영세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과도한 노동에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액수를 벌어들이고 있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 대부분은 고용을 하지 않고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자영업자'를 택하고 있다. 고용원이 없는 단독 사업자는 전체 480만여명 국내 자영업자 가운데 80%가량에 달한다. 문제는 영세한 나홀로 자영업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 꾸준히 감소해 온 나홀로 자영업자 수가 3년6개월 만인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3분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08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403만7000명)보다 1.3%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져 자영업자의 경영환경은 날로 영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창출은 꿈도 꿀 수 없다.
이에 소상공인 업계는 일률적인 최저임금 인상보다 차등적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악의 경기 한파에 정국 혼란까지 겹쳐 '소비절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은 '생존절벽'까지 내몰린 상황으로, 드문드문 오는 손님을 기다리면서도 종업원 월급 대기 위해 빚까지 내야 하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은 지역, 업종별 차등적용에 맞춰졌다. 최 회장은 "노동의 강도가 다를 수 있고, 물가도 지역별로 다른데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고용능력이 없는 소상공인만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이면에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눈물이 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