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진실 밝혀졌으면 좋겠다"

"미르·K재단 내 소유 아니야...모두 차은택, 고영태 작품"

입력 : 2017-01-13 오후 10:29:24
[뉴스토마토 홍연기자]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61)씨는 자신이 미르·K스포츠 재단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지배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모든 책임을 측근이었던 차은택씨와 고영태씨에게 떠넘겼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13일 열린 최씨의 3차 공판에서 검찰의 서류 증거들에 대한 종합 의견을 밝혔다. 우선 미르재단에 대해서는 "주역들은 차씨의 지인과 그가 추천한 사람들"이라며 “최씨는 차씨가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 측에 전달했을 뿐이며, 사업계획은 모두 차씨와 그의 지인들에 의해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K스포츠 재단에 대해서도 “실무진인 노승일, 박현영 등은 고영태의 한국체대 선후배로 그가 추천해 재단에 전달했으며, 최씨는 인사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또 “고씨는 더블루케이의 실질적인 오너로 최씨를 이용해 설립자금 1억원을 사용한 뒤 갚지 않았다”며 “최씨는 운영주체인 고씨에 의해 재무적 이해관계로 이용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씨는 양 재단이 만들어지는데 국외자로서 운영체계 등을 관찰하고 조언해 달라는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일부 임원이나 직원을 추천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최씨가 재단에 인사권을 행사하거나 자금운용 결재를 한 사실이 없고, 그에게 흘러간 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문화·체육계 인사를 알지 못하고 승마 외에는 문외한"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기업들이 양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것에 대해서는 안종범(58)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사이에서의 협의가 있었을 뿐, 최씨의 개입과 역할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최광휴 변호사도 개개 서류 증거들을 제시하며, 각 기업이 선의에 의해 자금을 출연하고 그 과정에서 지시나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증거조사와 관련해 발언 기회를 주자 최씨는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이날 플라톤의 저서 <국가>를 인용하며 “검찰은 권력자가 요청하면 기업들이 세무조사나 사업상 필요한 절차적 불이익을 예상해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인식의 동굴에 갇혀 있다”며 “공소사실과 서증요지 판단에 대한 설명에서 그런 인식들이 묻어나오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이에 “수많은 참고인을 조사하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최씨의 위증사실을 수차례에 걸쳐 확인했다”며 “일부 전경련 관계자의 초기진술은 청와대라는 이름에 눌려 초기에 어쩔 수 없이 했다는 사실이 이후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증인신문과 추가증거를 계속해서 공개하고 공소사실 입증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19일부터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이용우 전경련 본부장을 시작으로 증인 신문을 이어간다. 
 
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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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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