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현대건설이 38년간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경험과 100% 건설 기술 자립을 기반으로 세계 원전 건설 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지난 27일 아부다비에서 총 400억 달러 규모의 UAE 원자력 발전소 공사를 수주해 우리나라는 지난 1971년 고리 원자력 1호기 공사를 시작한 이후 38년만에 원전 건설 수출국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최초 원전 건설 수주로 우리나라는 향후 예정된 요르단, 터키, 우크라이나 원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미국·일본, 프랑스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이번 원전 공사는 한국컨소시엄이 더 짧은 공사기간, 30여년간의 원전 무사고 운영 기술력과 앞선 가격경쟁력으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건설이 건설중인 신고리 3·4호기 현장이 UAE 실사단의 후한점수와 함께 실제 건설 모델로 선정돼 수주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신고리 3·4호기는 140만kW급 신형 경수로 원자로로서 국내 원전기술의 시공자립을 상징하는 공사로, 여기 적용된 한국형 경수 원자로 신모델 APR1400에 사용된 기술은 3세대 원전 기술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경수로와 가압중수로를 모두 건설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 국내 원전 건설을 통해 축적된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리1호기의 증기발생기 교체와 같은 원전 성능개선 공사와 사용 후 연료 저장 시설 등과 같은 공사도 수행한 경험도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1970년대 초에 착공된 원전인 고리1호기는 설계, 기기제작, 사업관리를 모두 외국기술에 의존했고, 시공도 외국기업의 기술 지도아래 하청으로 참가했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월성1호기와 영광1·2호기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시공 개선사항과 기술자료를 수집·분석하고 발전시켜 후속공사인 영광3·4호기에 반영해 원전 건설 기술자립도 100%를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400기 이상, 적어도 700조원을 넘는 규모의 원전이 새로 건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최근 기후변화 협약과 국제유가 불안이 더욱 원전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우리정부도 2020년까지 총 26조원을 투입해 13기의 원전을 새로 건설할 계획이다.
7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건설시장에서 전문가들은 10%만 우리가 확보해도 조선과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우리의 주력 수출품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국의 원전 건설 가격은 미국 웨스팅하우스나 프랑스 아레바가 1kW당 생산비가 3000~5000달러인데 비해 2000달러 선에 불과해 높은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있어 그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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