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한국형 원자력발전 플랜트가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되며 한국이 세계 6번째 원전수출국으로 도약했다.
27일 지식경제부는 KEPCO(
한국전력(015760))가 주관하는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자력공사(ENEC)가 발주한 20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국제 공개경쟁 입찰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전 컨소시엄은 UAE 실라지역에서 북서쪽으로 10킬로미터 떨어진 CNPP 지역에 내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를 갖춘, 개당 발전규모 1400만킬로와트(kw)의 한국형 원전 'APR1400' 기종 4기를 건설하게 된다. 총 발전규모는 560만kw에 달한다.
컨소시엄은 내년부터 사전 준비작업을 거쳐 오는 2011년 건설에 본격 착수해 2017년 5월 1호기 준공을 완료하고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2~4호기 건설을 마칠 계획이다.
APR1400은 이전 개발된 한국표준형 원전인 'OPR1000'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10배 이상 향상된 한국신형 원전으로 40분의 가동만으로 서울 지하철 2호선의 하루 전기소요량을 발전할 수 있다.
현재 신고리 3,4호기와 울진 1,2호기에 적용해 건설중인 이 원전은 최초 콘크리트 타설로부터 상업운전일까지 시공기간이 52개월로 타 경쟁 원전보다 빠르고, 발전기 정지로 인한 손실률이 경쟁국 기종보다 현격히 낮은 점이 특징이다.
초기 발전소건설 수주금액만 200억달러에 달하는 이번 원전 수주규모는
현대차(005380)의 NF소나타를 100만대 수출하거나 30만톤급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효과에 맞먹는 수준이며, 10년간의 사업기간 동안 11만명의 신규 일자리도 만들수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선정된 사업자는 건설이후 향후 60년간 원전의 운영, 연료공급, 정비, 폐기물 처리 등을 일괄 공급할 수 있어 총 수주금액은 400억 달러(한화 47조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단일 플랜트 수주규모는 종전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 금액인 63억달러를 뛰어넘는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UAE를 방문중인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압둘라 UAE 외교부 장관과 '한-UAE간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반도체와 조선 등 경제 전 분야에 걸친 장기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김영학 지경부 차관은 "이번 계약 이외에도 총 1550만kw급의 추가적인 원전건설 계획을 통해 11기 내외의 추가 원전플랜트 수출도 기대한다"며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국을 뛰어넘는 쾌거로 국격을 높이고 원전시장 진출에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전관련 산업정책 방향도 이전과 달리 "수출 활성화와 자립화를 위한 대책위주로 전환해 내년 1월중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AE 원전건설 부지
<자료 = 지식경제부>
지경부는 "경제성이 우수하고 원전 설계에서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단계의 강력한 운영 경험과 공급체인을 보유한 한전 컨소시엄의 운영능력, 원전사업 추진 단계별 특화 교육 지원 등의 경쟁력이 큰 성과를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원전플랜트 수출로 한국은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원전을 수출하는 국가로 도약해 이후 터키, 요르단, 동남아 국가 등의 신규 원전시장은 물론 미국, 중국, 인도 등 1200조원에 달하는 거대 원전시장으로의 진출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1978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총 20기의 원전을 운용해 연간 국내 생산량의 36%인 1772만kw의 전력을 생산해왔다.
◇ 한국형 원전 특성비교
<자료 = 지식경제부>
정부는 또 오는 2030년까지 원전설비 비중을 현재의 24%(08년 기준)에서 41%로 확대하기 위해 신고리 1~4호기 등 8호기의 추가 건설에 나서는 한편 원전 10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순수 국내기술을 바탕으로 한 토종 신형 원전 'APR+' 개발도 오는 2012년 완료할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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