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17일 오전 출석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9시46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나왔다. 최순실씨 존재를 누구에게 보고받았는지, 아직도 최씨 존재를 모르는지, 본인 관련 의혹이 너무 많은데 왜 증거인멸을 하고 있는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아직도 모르는지, 블랙리스트 의혹 관계자들이 줄줄이 구속되는데 한 말씀 해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 전 실장은 아무 말 없이 조사실로 올라갔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비서실장을 지낸 김 전 실장은 '반정부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제외하기 위해 만들어진 9347명에 이르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앞서 소환된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김 전 실장의 대질신문을 고려 중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26일 김 전 실장 자택 등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며 이번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해 김 전 실장에게 혐의점을 두고 본격적인 수사를 펼쳐왔다. 지난 5일에는 직접 김 전 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번 의혹과 관련된 수사 대상이라고 밝히며 소환 일자를 조율해왔다.
앞서 특검은 지난 9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정관주 전 문체부 제1차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은 김 전 수석을 제외한 3명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출석한 장면.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