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채권단 "産銀에 대우건설 팔아야"

금융권 "대우건설 매각 불투명, 산은 PEF가 최선"

입력 : 2009-12-28 오후 4:56:35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대우건설(047040) 매각협상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28일 대우건설 채권은행은 금호그룹에 “대우건설 지분을 산업은행이 조성하는 사모투자펀드(PEF)에 팔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발맞춰 산은 내부에서도 대우건설 인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백옵션 행사를 한달 뒤로 미루고 대우건설 매각 협상을 지켜보던 채권단이 입장을 바꾼 것은, 매각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두 곳 중 한 곳과 대우건설을 올해 안에 매각하려고 협상 중이다.
 
하지만 매각협상대상자들이 인수 자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 안에 매각 협상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 금융권에서 많아졌다.
 
채권단의 요구대로 산은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그룹은 풋백옵션으로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대우건설 주식 1주당 3만1500원, 총 3조5천억을 지불해야 한다.
 
이 같은 거금을 마련하지 못해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매각하려고 하지만 국책은행인 산은으로서는 현재 약 1만3천원대인 대우건설 주식을 비싸게 살 수 없는 상황이다.
 
매각금액은 3조5천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진행중인 금호생명, 고속버스터미널 등의 매각금으로도 모자라는 금액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풋백옵션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 금호산업(002990)이 자본침식 상태에 빠지게 된다.
 
채권단은 대우건설을 산은에 매각하라는 요구와 함께, 금호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대출해준 돈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검토 중이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금호그룹 계열사들은 채권단 아래에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 경영권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
 
워크아웃 이후에는 기업이 정상화된 후 경영권을 되돌려주는 조건부 출자전환과 경영권을 보장하지만 대주주가 기업 정상화를 위해 개인 재산을 쓰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특히 채권단에서는 그룹 오너가 경영에 책임을 지고 개인재산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그룹은 이 같은 채권단의 요구와 별개로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우선협상 대상자들과 협상은 변함이 없으며 오는 31일 전까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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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