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학교 화장실이 더럽고 불편해 학생들조차 이용을 꺼려 용변을 집에 갈 때까지 참는 일이 늦어도 2020년에는 서울에서 사라진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2014~2016년 3년간 630억원을 들여 노후하고 비위생적이던 초·중·고교 440개교의 화장실을 개선한 이후 학생 만족도가 97%(70개교 3694명 조사)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12년 화장실시민연대 조사에서 64.7%의 학생들이 가장 불편하고 불만족스러운 공간으로 화장실을 꼽던 것에 비해 놀라운 변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학생들이 자연스레 양치질을 할 수 있도록 101개교에 양치대를 설치해 전국 최저수준이던 양치율이 36.6%에서 60.1%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양치를 하지 않는 학생 비율은 63.4%에서 39.9%로 크게 줄었다.
시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올해까지 당초 목표인 675개교를 초과한 800개교에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2020년까지 더럽고 불편한 학교 화장실을 완전히 개선해 학생들의 건강한 학습권을 보장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에는 서양식 변기 비율이 60%를 밑도는 초·중·고 245개교에 개선사업을 펼쳐 서양식 변기를 80% 이상 갖추도록 개선한다.
이는 서양식 변기에 익숙한 학생들이 동양식 변기에 익숙하지 않아 학교에서 볼일 보기 꺼리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또 일부 학교는 변기 1개를 39명이나 이용하는 만큼 변기당 학생 수가 15명을 초과하는 82개교에도 학생들이 용변을 보기 위해 기다리지 않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시는 다음달까지 전수조사를 벌여 변기 수에 비해 학생 수가 많은 학교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양치율과 손씻기 비율을 높이고자 100개교에 양치대를 추가 설치하고 양치대와 청소시설을 분리하는 등 내년까지 총 301개교에 양치대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는 화장실 수요 조사와 교육청·학교 등 관계기관 의견 수렴을 거쳐 서울시 모든 학교의 노후되고 비위생적인 학교 화장실을 완전히 개선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모든 학교의 서양식 변기 비율을 80%까지 확대하며, 20년 이상된 화장실 66개교는 2018년, 16년 이상된 화장실 212개교는 2020년까지 개선할 예정이다.
서울시 모든 학교 화장실을 1개 변기의 적정인원인 11명 이하의 학생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며, 매년 양치대를 100개교씩 설치한다.
한편,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은 학생, 학부모, 교사, 디자인디렉터 등이 ‘디자인 TF팀’을 구성해 기획·설계부터 공사·감리 과정까지 의견을 직접 반영하며 조성 후에도 함께 화장실·양치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허종준(홍대부고 1) 군은 “전에는 화장실이 더럽고 이용하기 불편해서 학교 끝날 때까지 참거나 심한 경우 야간자습 끝날 때까지 참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편하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춘 화원중 교장은 “화장실 개선 이후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학교에 대한 애정도 높아졌다”며 “학교 폭력도 눈에 띄게 감소해 학부모의 신뢰도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신현초교 학생들이 새로 설치된 양치대에서 양치질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