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 강동구가 겨울 추위에 자동차 엔진룸을 찾는 길고양이를 보호하고자 ‘모닝노크’ 캠페인을 진행한다.
18일 구에 따르면 추위에 민감한 고양이는 따뜻한 온기 때문에 밤 사이 자동차 엔진룸을 자주 찾는다.
이 때 엔진룸 확인 없이 시동을 걸고 운전할 경우 고양이의 생명은 물론 차량에도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다음달 28일까지 진행되는 강동구의 모닝노크 캠페인은 시동 전 차량의 엔진룸을 ‘똑똑’ 노크해 추위를 피해 엔진룸 속에서 잠들어 있던 길고양이를 깨워 고양이 안전사고 및 차량 훼손 등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주요 실천 요령으로는 ▲자동차 타기 전 엔진룸 가볍게 두드리기 ▲차 문을 크게 닫기 ▲좌석에 앉은 후 크게 발 구르기 ▲경적 울리고 시동 걸기 등이 있다.
구는 캠페인에 많은 주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차량 문고리에 걸 수 있는 모양의 팸플릿 1000매를 제작·배부한다.
한편, 구는 2013년 5월 전국 최초로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을 시작해 현재 총 61곳의 급식소를 운영하는 등 길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따뜻하고 먹이도 있어 고양이들이 급식소로 모여들며, 아픈 고양이는 치료하고 돌봐 입양을 원하는 주민들에게 분양했다.
모인 고양이에게 중성화 시술(TNR)을 해 지나치게 번식하는 문제도 해결하고 있으며, 올 7월에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동물복지팀도 신설했다.
주택가에 길고양이가 쓰레기 봉투를 헤집는 일이 줄어드는 등 길고양이로 인한 소음·미관 민원이 줄었으며, 동물복지와 생명존중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다.
강동구가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한 이후 서울시를 비롯해 부산시, 서울 은평구, 경북 포항시, 인천 연수구, 광주 서구 등의 지자체는 물론 성북구 장수마을, 서울어린이대공원 등이 벤치마킹해 설치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매일 아침, 1초의 작은 배려가 고양이를 보호할 수 있다”며, “길고양이의 생명과 운전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모닝노크 캠페인에 많은 시민이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구의 모닝노크 캠페인 팸플릿. 사진/강동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