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2017년 설 연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택배와 영화, 유통, 여행 등 이른바 ‘설 수혜주’의 움직임은 예년만 못하다. 조류인플루엔자(AI), 탄핵정국, 경기침체, 환율 등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대내외 악재 속에 올해 설 수혜종목의 효과는 대체로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통업종지수는 올 들어 0.55%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2.19%를 1.64%포인트 하회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의 여파로 설 특수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유통주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들어
롯데쇼핑(023530)은 3.16%,
현대백화점(069960)은 8.62% 하락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과 6대 광역시의 1000여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올 1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망치는 4년 만에 최저인 89로 집계됐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유통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것이다. 대한상의 측은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까지 이뤄져 유통업계는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면서 “김영란법 이후 맞이한 첫 명절이지만 설 특수도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영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의 정상화와 경기 회복은 하반기 이후로 예상된다”면서 “경기 둔화와 실적 우려감이 기업별 밸류에이션에 대부분 반영돼 있어 작은 모멘텀에도 주가의 민감도는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000120)도 4분기 실적 우려 속에 설을 앞두고 택배 물량 증가 기대감이 아직 반영되지 못한 모습이다. CJ대한통운은 이달 현재 주가 6.98% 하락 중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소폭 하회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설 우편물 특별 소통 기간 첫날인 지난 16일부터 설 연휴 전날인 오는 26일까지 설 성수기 택배 물량이 하루 평균 113만상자씩 총 1250만상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특별 소통 기간 하루 평균 물량(100만상자) 대비 약 13% 늘어나는 셈이다.
반면 설 연휴를 맞아 연인, 가족단위 관객이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대표적인 영화주인
CJ CGV(079160)는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달 초 6만9000원이던 주가는 현재 7만7000원대 가까이 올라서며 이달 9% 넘는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장기 펀더멘털 개선은 물론, 단기 주가상승 모멘텀도 양호할 전망”이라며 “설 연휴를 앞두고 올해 1분기 가장 유력한 기대작 중 하나인 ‘더 킹’과 ‘공조’가 개봉한 가운데 중국 춘절 시즌 중국영화 라인업(‘쿵후요가’, ‘서유복요편’ 등)도 양호하다”고 짚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기대감도 호재다. 한 연구원은 “CJ CGV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0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실적개선은 중국연결법인의 적자축소와 터키법인의 흑자전환에서 비롯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여행사·항공사들의 국제선 항공권은 80~90% 예약이 완료된 상황인 가운데 짧은 연휴(대체휴일 포함 4일)에도 단거리 위주로 해외에 나가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여행주는 소폭의 반등을 시도 중이다.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는 이달 2~4%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2017년 설 연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택배와 영화, 유통, 여행 등 이른바 ‘설 수혜주’의 움직임은 예년만 못한 상황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탄핵정국, 경기침체, 환율 등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대내외 악재 속에 올해 설 수혜종목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