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장벽을 높이기를 시작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 뉴욕증시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며 23일(현지시간) 하락 마감됐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40포인트(0.14%) 내린 1만9799.85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지수는 최근 7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6.11포인트(0.27%) 떨어진 2265.20을, 나스닥 지수는 2.39포인트(0.04%) 하락한 5552.94를 각각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 넘게 급락했다. 미국의 석유채굴기 증가로 인한 증산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0.47달러 내린 배럴당 52.75달러로 마감됐다.
산업재와 금융, 유틸리티,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부동산과 통신, 원자재, 임의소비재, 기술 업종은 상승세였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P
지난 20일 취임이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요 10개 기업인들과의 조찬간담회로 공식 일정일 시작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규제의 75% 이상을 풀겠다"며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보상을, 해외 상품에는 무거운 세금을 메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를 풀고 정부 지출을 확대해 미국 내 사업환경을 좋게 만들테니 기업들은 투자를 많이하라는 의미다.
이번 간담회에는 테슬라자동차의 엘론 머스크,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대표 등이 참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보호를 위한 무역협정 재협상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캐나다, 멕시코와의 NAFTA 재협상을 선언했다. 미국과 일본 등 12개 나라가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NAFTA는 1994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이다. NAFTA 체결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AFTA로 인한 미국의 수출 증가보다 제조업 공동화가 더 심각하다며 '최악의 거래'라고 혹평했다. 그는 조만간 캐나다, 멕시코 정상들과 회담을 열고 NAFTA 재협상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TPP 탈퇴 이후에는 개별 국가와 무역협정을 따로 협상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강화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이어져 결국 미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기업 실적 호조는 상승 추세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의 65%가 지난해 4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국제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도 상승과 달러화 가치 약세로 상승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9%(10.70달러) 오른 온스당 1215.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0.60% 내린 100.17을 나타내고 있다. 전고점인 지난해 12월 28일의 103.24에 비해서는 3% 가량 가치가 떨어졌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