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주택 시장에 실수요자들의 매매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신규 청약 시장에 냉랭한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과열지역의 분양권 거래를 제한하고 1순위 청약자격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의 11.3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예상보다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 13곳의 단지 중 7곳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새해 들어 첫 미달이 발생한 전남 해남 코아루 더베스트 1·2단지는 지난 10일과 11일 진행한 1순위 마감결과 전 가구 모두 대거 미달하는 사태를 빚었다. 이들 단지 모두 380가구 모집 가운데 겨우 65명만이 1순위 통장을 사용했다.
이어 진행된 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첫 분양 단지인 화성 동탄2신도시 A99·100블록에서 분양한 '동탄2 아이파크'는 전용 84㎡를 제외한 541가구가 2순위에서도 미달되는 등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지난해 인기지역이었던 동탄 신도시인데다 분양 당시 견본주택에 첫 주말 3일간 1만7000여명이 방문하며 분양성공 기대감을 높였지만, 전 가구 마감에는 실패했다.
최근에는 1순위 마감 결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더라도 막상 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 발생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실제로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리오센트는 청약률 평균 12.3대 1로 1순위 마감됐지만 미계약이 발생하기도 했다.
1순위 청약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지역별 양극화와 함께 미달 아파트가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분양시장의 이러한 현상은 주택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기존 주택시장이 위축되면 신규 분양시장도 좋을 수 없다"며 "계절적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고 되는 곳만 되는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 올해는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분양시장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가 올해 말 만료되기 전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에 실수요자들의 구매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신규 청약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탄2 아이파크' 분양당시 견본주택 상담부스. 사진/현대산업개발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