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1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6378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대표적인 철강주인 POSCO로 순매수 규모는 3500억원에 달했다. 같은 철강주인 현대제철도 1000억원 가량 ‘사자’에 나섰다. 철강주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관련 수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가 구리, 철광석, 철강 등 산업용 소재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정책 기대감을 바탕으로 12월 이후 중국의 경기지표 호조가 가세했다”고 짚었다. 1월 코스피 철강금속업종지수 상승률은 2.57%로 코스피 수익률 2.04%를 상회했다.
현대제철(004020)의 주가는 1월에 2.11%, POSCO는 5.2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현대차(005380)(1700억원),
KB금융(105560)(1200억원)이 각각 순매수 규모 2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의 경우 실적 부진 속 주가가 낮아진 가운데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18일 장 중 15만5500원까지 주가가 올라섰으나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 영향 속 반락하며 현재 13만8000원대까지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감소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조5400억원으로 0.9%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조690억원으로 3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흥국 상품 가격이 반등하면서 신흥국 경기가 조금씩 좋아질 기미가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현대차 신흥국 판매가 조금씩 바닥에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 쪽에서도 신흥국 통화들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효과도 있는 점들을 고려할 때 지금의 현대차 주가는 싼 편이다”고 짚었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대장주’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3600억원 ‘팔자’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우(650억원)를 포함할 경우 순매도 규모는 4000억원을 웃돈다. 그간 장 중 200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 고공행진을 지속한 가운데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도 여전히 이익 창출 능력이 뛰어나지만 주가가 지난 1년 동안 60% 이상 상승했고, 현재 시가총액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하고 있어 향후 상승 탄력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김윤서 연구원은 “복합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전자가 지난해에 움직일 때 외국인이 제일 먼저 샀고, 현재 200만원 가까이 왔기 때문에 이에 따른 차익실현성 매물이 있는 것 같다”면서 “환율 쪽에서도 1200원대에 들어왔다가 지금 1140원대까지 낮아졌기 때문에 거기서 환차익도 볼 수 있어서 이런 점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확대해석은 경계했다. 김 연구원은 “추세로 보기는 어렵다”며 “반도체 업황 자체가 상반기까지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그림이기 때문에 반도체를 다 팔고 나간다고 보기 어렵고, 일부 차익실현성 매물 정도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한 달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POSCO,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