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국내 대학들이 조교에게 지급해야 할 급여를 임금이 아닌 장학금 형태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받은 장학금 역시 근로시간 대비 임금으로 환산하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9일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더욱이 이들 대학 조교들은 4대 보험이나 퇴직금, 근로계약서 작성 등 각종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사한 34곳 대학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대학은 1곳에 불과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대학원 총학생회협의회(이하 대학원 총학협)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 국회의원(서울 마포 갑)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조교들의 처우와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재 대학은 4대 보험과 퇴직금, 추가근무수당, 연차휴가수당, 근로계약서 작성 등 근로자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할 각종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조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고스란히 인권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학들은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전체 등록금 총액의 10%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조교들에게 임금 대신 장학금 형태로 지급하는 편법으로 해당 규정을 충족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학원 총학협는 대학 조교들이 실질적으로 받아야 할 장학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교수 눈치를 봐야 하는 대학 조교들은 불합리한 대우에도 이렇다 할 문제 제기도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4년 국민적 공분을 샀던 인분교수 사건이나 최근의 서울대 팔만대장경 스캔 교수 등에서 보듯 결국 피해자는 교수와 종속관계에 놓인 대학 조교들이었다.
이날 대학원 총학협와 노 의원은 대학원생의 학습권 보장과 대학 내 학생근로자에 대한 인식 재고 등을 위해 학내 인권센터 설립을 요구했다. 또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각 대학에 학생조교 근로기준법 적용을 촉구하는 한편 학생 조교제도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노 의원은 “각 학교본부와 지역 고용노동청에 근로감독 실태 자료를 요청하고, 필요한 입법 및 문제 제기를 대학원생과 연대해 지속해서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 의원을 비롯한 전국대학생총학생회 협의회 참석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