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캠프 편가르기 경쟁은 당 분열…공개 지지선언하자”

“김종인 연대설 사실 아냐…모든 당원 힘 모아야”

입력 : 2017-02-09 오후 9:43:49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는 9일 당 대통령 후보 경선과 관련해 “경선 운동 과정에서는 캠프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히자”고 제안했다.
 
안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내 인사들을 향해 “‘공개 지지선언’으로 선거 운동에 참여해달라”며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당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세를 불리고 편가르기 경쟁을 하면 당이 분열된다”면서 “저는 거대한 선거대책위원회를 조직하지 않겠다. 캠페인 조직과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선거운동으로 경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안 지사는 “지난 시절 모든 대선은 당이 아니라 후보가 중심인 선거였다”면서 “캠프 혹은 선대위란 이름으로 사람을 모으고 편을 갈랐고, 대통령 후보가 되면 캠프 출신이 점령군처럼 당을 접수했다.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임기를 마치면 당은 다시 해체되거나 이름을 바꾸면서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그래야 정권교체 이후 정부를 운영하는 대통령과 의회를 운영하는 당이 수평적 관계에서 협치를 할 수 있다. 의회정치, 정당정치의 전제조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 지사의 이번 발언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후보들 간 치열한 당내 영입 경쟁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비문(문재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자신과 손을 잡고 ‘경제정책 관련한 전권을 쥔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설 전에 만나 종종 만나 뵙고 개헌과 경제민주화 등 많은 과제에 대해 좋은 말씀을 들은 정도”라며 “저는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해 도전하고 있고 민주당 후보가 되면 모든 당원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안 지사는 지난 8일 보수성향의 한반도미래재단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은 대한노인회중앙회를 방문하고 직능경제인단체 회원들과 만나는 등 민주당의 취약점인 노년층과 보수층 공략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서울 마포구 대한노인회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어르신들은 보릿고개와 산업화, 그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늘의 선진국 대열을 만들어준 시대의 영웅”이라며 “어르신들, 아버님, 어머님을 뵐 때마다 저희의 의무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현실적으로 한국은 OECD 국가에 걸맞지 않은 높은 노인 빈곤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든 극복해 어르신들을 잘 모시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직능경제인단체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저는 저의 어떠한 출마 동기와 선언에도 ‘제가 몰래 밥 한 그릇 더줄께요’ 그런 공약은 못한다”면서 “다만 공정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민주주의 나라를 만들겠다”며 경제질서의 정의와 공정성을 강조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 논리에 대해서는 “저의 뿌리는 진보와 민주당에 있다”면서도 “낮이 있으면 밤이 있듯이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당연한 견해의 차이다. 원수처럼 싸우는 정치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수레도 바퀴 두 개가 있어야지 굴러간다”며 “보수와 진보가 경쟁을 통해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이심(오른쪽) 중앙회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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