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02년 노무현'!"…안희정, 호남서 1박2일

광주 원조노사모 15년만에 집결…"호남은 나의 베이스캠프"

입력 : 2017-02-12 오후 2:58:28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최근 지지율 급등세로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11일부터 이틀간 ‘야권의 심장’ 호남을 공략했다. 안 지사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민주당의 ‘적자’임을 자부하면서 자신의 ‘통합과 협치’의 길에 대한 지역민의 이해를 구하는데 힘썼다.
 
안 지사의 호남 일정은 김 전 대통령 추모로부터 시작됐다. 안 지사는 11일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해 “저의 베이스캠프에 온 느낌”이라며 “이곳에서 민주주의자 김대중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배우게 됐다. 제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원칙과 소신에 대해 다시 한번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를 잇는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으로 민주당을 잇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김대중도 노무현을 내 몸의 반쪽이라고 표현했다. 더 이상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를 두개로 만들거나 미움과 분열로 만들려는 것은 민주당의 후예라면 삼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광주로 이동해 원조 ‘노사모’ 인사들로 구성된 지지자 모임 ‘안희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안지사) 번개 모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노사모 초기회원 50여명을 비롯해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노사모 초창기 회원 ‘다모’는 “우리는 지난 2007년 뿔뿔이 흩어졌고, 2012년에도 모이지 못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진짜를 발견했다”면서 “2002년 광주 경선에서부터 노무현 돌풍이 불었다. 2017년 안희정 돌풍도 바로 이곳 광주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적극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
 
이에 안 지사는 “야당의 역사는 1971년 당내 주류 선거판에 소수자로서 도전한 김대중의 40대 기수론과 2002년 이인제 대세론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던 노무현의 도전과 역전의 역사”라며 “그런 민주당의 DNA와 역사로 2017년 새로운 기적을 만들겠다”고 화답해 환호를 받았다.
 
12일에는 국립 5·18 민주묘지와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을 찾아 헌화와 참배를 하고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안희정 후보 경선선대위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안 지사는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안정적이고 새로운 비전으로 국민 여러분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새누리당의 무책임한 국정운영의 대안과 희망을 만들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특히 그는 “87년 6·10 항쟁의 청년 학생운동 세력이었던 제가 이제 30년이 지나 그 민주화운동 역사를 토대로 40·50대가 된 민주화운동 세대들의 대표자가 되고자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젊고 합리적인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내는 데 저의 도전과 사명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대연정 제안’에 대한 야권 일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 길이 전통적인 여야 정당과 이념 구조에서는 다소 많은 문제제기를 받을 순간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확신한다. 국민의 명령이다. 새로운 정치를 할 때만 우리는 좀 더 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승리한 후보여야 국민이 명령하는 새로운 개혁을 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정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도전의 길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뚜벅뚜벅 걷겠다”고 덧붙였다.
 
호남 민심은 안 지사의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보는 모양새다.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에서 만난 한 50대 민주당 당원은 “지역 내 기류는 ‘미워도 다시 한 번’으로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지만 안희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대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DJ도 전두환·노태우를 사면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희정의 지지율이 20%를 돌파하는 순간 호남 민심이 출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11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한 카페에서 지지자들과 모임을 갖고,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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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