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금융당국의 보험료 자율화 이후 자동차보험료는 1년에도 몇 번씩 변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뿐 아니라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를 올리고 내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금융당국에 의해 손발이 묶여왔다. 그러나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이 보험료 자율화를 선언한 뒤 손해보험사 별로 보험료 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보험료 인상과 인하는 보험사 손익에 해당하는 부분이어서 보험사의 정책결정에 맡겨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의 차보험료 인하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악사손해보험이 비난을 받고 있다. 선심쓰듯 보험료 1% 할인이라며 홍보했던 악사손보의 할인율이 실제로는 0.2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15일 악사손보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 인하한다고 밝혔지만 가장 중요한 책임개시일이 빠져 있었다.
당시 손보업계는 3월1일부터 자동차 사망사고 위자료 지급액을 기존 최고 45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장례비는 1인당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있어 모든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이 예정돼 있었다. 실제로 손보사들은 지난 1일부터 보험료를 평균 0.7% 올렸다.
확인결과 악사손보는 3월1일 책임개시일 기준으로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0.8% 인상하고 12일에 다시 1%를 인하하는 것이었다. 불과 12일 간격으로 인상과 인하가 예정된 상황에서 1%의 인하만을 강조하며 홍보한 것이다.
평균 보험료를 50만원으로 봤을 때 3월1일에 가입하는 고객은 50만4000원에 가입을 하는 것이고 12일 이후에 가입하는 고객은 49만8960원에 가입을 하는 것이다. 굳이 보도자료를 내야 했으면 0.21% 할인이라고 해야 했지만 너무나도 당당하게 1% 할인이라며 자랑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악사 손보 직원들은 금감원에 불려가서 지적을 받았다는 후문도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악사(AXA) 손해보험은 우리나라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선보여 자동차보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도자료 사건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내부 사정을 소비자는 모를거라 생각하고 벌인 명백한 기만 행위다. 보험료 결정과 그에 따른 홍보는 전적으로 보험사의 자율이다. 하지만 그 홍보를 통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나아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마땅히 비난 받아야 한다. 이번 해프닝을 통해 악사손보는 진심어린 반성과 소비자 신뢰를 가장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