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발목 잡은 탄핵심판, 검찰 수사도 가로막나

선고 미뤄져 대통령 조사 무산된 후 사건 이첩

입력 : 2017-03-07 오후 5:19:38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 결정을 앞을 둔 가운데 심판 결과에 따라 국정농단 사건을 이어가는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탄핵심판이 수사기간 만료일 전 끝나기를 기대했으나 박 대통령 측 지연전술로 만료일을 넘기고 연장승인이 불허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좌절됐다.
 
헌재는 탄핵심판 선고일을 오는 8일 이후 통보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탄핵심판 선고는 10일, 늦어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13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인용된다면 검찰은 곧바로 강제 수사 등 절차상 큰 무리 없이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해 박 특검팀도 박 대통령에 대해 조건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지 않고,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수사 과정상 바로 수사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는 등 사정을 모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탄핵소추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고, 검찰은 가장 우선순위의 수사 대상인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부터 난관에 부닥치게 된다. 지난해 12월19일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도 검찰과 특검팀이 대면조사에 실패한 만큼 직무에 복귀한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관련 수사는 답보 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과 특검팀 모두 뇌물수수 등 박 대통령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15일, 18일, 29일 등 3차례에 걸쳐 박 대통령에 대해 대면조사를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거절을 당했다. 특검팀도 지난달 9일 박 대통령을 비공개로 조사하기로 합의했지만,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틀 전 언론에서 일정과 장소가 보도되자 거부하겠다고 통보했다.
 
특검팀은 종료한 사건 중 일부 의혹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검팀은 지난 6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영재의원의 중동 진출 무산으로 컨설팅업체 D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됐다는 의혹과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의 남편 김모 교수가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 과정에 최순실씨가 관여한 의혹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이 비선 의료진의 진료를 청와대에서 받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특검팀은 이와 관련한 '세월호 7시간 의혹'은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6일 "2014년 4월15일 오후부터 16일 오전 10시까지는 여전히 박 대통령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사안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특히 청와대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했으나, 실행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특검팀이 넘긴 사건 등을 수사하기 위해 6일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를 재편했다. 특수본은 이영렬 수사본부장과 노승권 1차장검사, 형사8부(부장 한웅재) 13명, 특수1부(부장 이원석) 9명,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 9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 등의 공판을 맡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도 필요시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오늘 탄핵심판 선고일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4·16대학생연대가 세월호참사 주범 박근혜 즉각 탄핵 촉구 대학생 기자회견 및 서명 전달식(오른쪽)을 하고 반대편에서는 탄핵 반대 보수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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