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일본 도시바와 점유율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까지 독주 체제를 굳히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절대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37.1%를 기록, 1위를 유지했다. 전분기보다 소폭(0.5%포인트)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매출 규모는 19.5% 증가한 44억7390만달러로 집계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가 출하량을 11∼15%가량 늘렸고, 평균판매가격(ASP)도 5% 이상 높이는 등 수익성을 극대화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3D V-낸드 적층 기술 등을 적용한 고용량·첨단 제품을 양산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가 임베디드 멀티미디어 카드(eMMC)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같은 고용량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리더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점유율 면에서도 2위권 경쟁자들을 월등히 앞섰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원자력 발전소 사업에서 입은 대규모 손실을 메우기 위해 반도체 부문 매각에 나선 일본 도시바는 시장점유율 18.3%로 2위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도시바의 점유율이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도시바의 매출은 21억9980만달러로 집계됐다.
3위는 시장점유율 17.7%(매출 21억2730만달러)를 기록한 미국 웨스턴 디지털(WD)가 차지했다. 이어 마이크론이 10.6%(12억7200만달러)로 4위, SK하이닉스가 9.6%(11억5680만달러)로 5위, 인텔이 6.8%(8억1600만달러)의 점유율로 6위에 올랐다. 이중 WD와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 확실시돼 결과에 따라 시장 지형의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에 4위 자리를 내주며 한 계단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수요로 eMCP(임베디드 멀티칩 패키지) 출하가 늘었지만, SSD 출하량이 감소했다. 전체적으로도 출하량이 3%가량 줄었지만, 낸드플래시 가격 급등으로 매출은 전분기보다 9% 증가했다. 마이크론이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26%나 늘리면서 판매를 크게 확대, 매출이 26.9% 증가해 SK하이닉스를 따라잡았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으며 17.8%나 성장했다"며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도 공급 부족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