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코오롱(002020) 그룹이 20여년 간 투자해 개발한 퇴행성관절염 치료 바이오신약 '인보사'가 올 3분기 안에 국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을 시험대 삼아 약 4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 그룹의 제약 계열사인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인보사로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의 허가 기간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안에는 허가가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허가 승인 후 2~3개월 후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보사는 코오롱 그룹이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1999년부터 개발한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의 통증을 경감시키고, 관절 구조의 퇴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 수술을 하지 않고 주사만으로 2년 동안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게 장점이다.
인보사는 전세계적으로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기 단계의 퇴행성관절염을 타깃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 상태에 따라 초기(연골 양호), 중기(연골 일부 손상), 말기(연골 완전 손상)로 나뉜다. 초기에는 통증이 있으나 보행에 지장이 없어 소염진통제와 생활습관 개선 치료를 받게 된다. 말기에는 심한 통증과 보행 장애로 인공관절 수술이 권고된다. 중기 단계의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어 국내·외에서 인보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내 제약사들과 인보사의 공동판매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영업에 강한 제약사가 협업 파트너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원료의약품과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의약품 판매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국내 관절염치료제 시장은 약 7000억~8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인보사가 연 4000억원 매출을 전망하기도 했다. 관절염치료제 중기 단계의 신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코오롱 그룹은 국내 시장을 발판 삼아 인보사의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관절염치료제 시장은 40조원에 달한다. 혁신성과 안전성을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해 성공 기대감이 높다.
올해 안에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 3상을 승인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 1000여명이 넘는 대규모 임상시험이다. 근본적인 치료제(DMOAD, Disease-Modifying Osteoarthritis Drug)로 미국 승인이 목표다. 전세계적으로 DMOAD로 승인받은 관절염치료제는 전무하다. 미국 임상시험은 코오롱이 미국 현지 설립한 제약 계열사 티슈진이 맡는다. 티슈진이 미국 등 글로벌 임상시험을, 코오롱생명과학이 한국과 아시아의 임상시험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미국 임상시험 착수와 함께 글로벌 기술이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미츠비시타나베와 5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단일 국가 기술수출 계약으로는 국내 제약업계 최대 규모다. 미츠비시타나베는 올해 일본에서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인보사는 한국과 미국 임상 결과를 통해 근본적인 치료제의 가능성을 확인함에 따라 혁신적 제품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글로벌 매출 상위 10개 의약품 중 4개가 관절염 치료제여서 인보사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