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해 들어 주력 모델인 SM6와 QM6를 비롯, 전 차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지엠과 현대자동차가 가격을 인하하거나 동결한 것과 대조되는 결정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최근 중형 세단 SM6 가격을 트림에 따라 10만원에서 최대 75만원까지 인상했다. 또 다른 볼륨모델인 QM6 가격도 30~35만원 올랐다. 이 밖에 QM3와 SM3, SM5, SM7의 가격도 일제히 인상됐다.
르노삼성의 가격인상이 눈길을 끄는 것은 가격 인상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슬그머니 올렸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에서는 매장 판매시 고객들에게 가격 인상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으나 공식 발표 없이 홈페이지에만 가격을 수정한 것은 은근슬쩍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반면 한국지엠은 최근 신형 크루즈 '올뉴크루즈'의 가격을 최대 200만원 내린다고 발표했다. 신형 크루즈가 초기 품질 문제를 겪자 한국지엠은 출고 시기를 늦추고 차량 품질 재검토에 들어갔다. 품질 점검을 마친 한국지엠은 신형 크루즈의 가격을 기존 출고가보다 인하해 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 아반떼와의 가격 격차를 300만원에서 130만원 수준으로 좁혔다. 가격경쟁력을 높여 고객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쏘나타뉴라이즈'를 출시한
현대차(005380)도 가격을 동결하거나 가경인상분을 적용안해 사실상 인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2.0 가솔린 모델의 경우 기본트림과 주력트림 모두 동결했고, 1.6터보 모델은 최상위 트림을 제외하고 전 트림의 가격을 인하했다.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 수요는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 기저효과와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라 작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이 신차 출시일정을 앞당기거나 가격을 인하하는 전략을 펼치는 분위기에서 르노삼성은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업체의 가격인상은 매우 조심스러운 결정"이라며 "르노삼성의 가격인상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것은 다른 업체들이 가격인하나 동결을 발표한 상황인 만큼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SM6. 사진/르노삼성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