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지하철 이용을 어르신 도우미들이 돕는다.
서울시는 시각장애인의 두 눈과 발 역할을 해줄 ‘지하철 시각장애인 안내 도우미’ 1656명을 서울역, 고속터미널역 등 1~9호선 77개역에 배치한다고 14일 밝혔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가운데 16.7%가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역마다 승강장 환경, 승강기 유무, 출구 위치 등이 모두 다른 탓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시는 작년 10월 어르신 일자리 사업으로 38개 지하철역에 도우미 595명을 배치해 시범사업을 펼친 결과 6000여명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본 사업으로 지하철역은 2배, 어르신 도우미는 3배 가까이 확대했다. 도우미를 배치하는 지하철역은 장애인 지하철 이용현황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각장애인 이용률이 높거나 승하차 인원이 많은 지하철역 위주로 선정했다.
지하철 시각장애인 안내 도우미 1656명은 65세 이상 어르신들로 사회공헌 일자리를 통한 경제적 역할도 맡고 시각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둔다. 어르신들은 하루 3시간씩 월 30시간을 활동하고 22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활동비는 작년 20만원에서 2만원 올랐다.
이들은 개찰구 근처 등에 대기하고 있다가 시각장애인들이 지하철 승강장부터 출구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게 함께 걸으면서 도움을 준다.
단순한 지하철 안내를 넘어 인근 버스정류장이나 주요 거점까지도 안내하는 도어투도어(Door-to-door)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각장애인들을 돕지 않을 때는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돕고, 교통카드에 문제가 생겼거나 승차권 발급기 사용법을 잘 모르는 시민들에게 안내해주는 역할도 한다.
기존에 지하철공사에서 운영되던 노약자 편의지원 서비스는 지하철역 내부에만 국한돼 환승 등을 위해 역 근처 거점으로 이동할 때는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시각장애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지하철 1~4호선(1577-1234), 5~8호선(1577-5678), 9호선(2656-0009)나 지하철역 내 인터폰 등을 통해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시는 이달 중 도우미 참여 어르신들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계획이다. 또, 어르신들이 시각장애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강연과 교육을 이달 초 진행한 바 있다.
장경환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시각장애인에게는 안전한 대중교통 이용을 도와 이동권을 보장하고,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는 사회공헌 일자리를 제공하는 상생형 복지·일자리 사업”이라며 “도우미 규모를 확대해 더 많은 어르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각장애인들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마장역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지하철역 긴급대피 안전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