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고…안철수, '국민의당 연대' 딜레마

'문'과 1대1 구도 위해 불가피…호남민심 이반 등 역풍 가능성

입력 : 2017-03-19 오후 4:26:42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가 이들 보수 진영과의 연대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도보수 성향의 제 세력과의 연대가 중요한데, 섣불리 추진했다가는 지지 기반인 호남을 잃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안 전 대표는 연대론을 일축하고 자강론을 내세우며 ‘대선 후 협치’에 무게를 두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무작정 타당과의 연대에 반대만 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후보 등과 4자 대결 내지 3자 대결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바라는 문 전 대표와의 일대일 구도가 현실화될 수 있느냐는데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와의 일대일 대결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민주당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통과하는 것이 1차적인 과제다. 문 전 대표가 아닌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후보로 본선에 나올 경우, 당초 안 전 대표가 구상했던 친문(문재인) 패권주의 프레임을 적용할 수 없게 된다.
 
또 호남 민심이 보수 정당과의 연대나 통합에 부정적인 것도 안 전 대표로서는 딜레마다. 야권 대표주자로서 나서기 위해서는 호남의 지지가 필수적인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부정적 유산을 물려받은 보수 정당과의 연대는 자칫 호남의 반발을 불러오는 등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보수 진영과의 연대에 입장이 갈리고 있다.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 움직임은 주승용 원내대표 등 일부 개헌파가 최근 민주당을 제외하고 3당 개헌 합의를 했듯이 물밑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지만, 대선을 염두에 둔 연대는 박지원 대표 등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이견이 있는 모습이다.
 
당장 안 전 대표가 연대론에 선을 긋고 나선 이상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19일 “경선 이후에도 바른정당 등 타당과의 연대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반문(문재인) 진영의 대표주자로서 자연스럽게 합리적 보수층의 표심까지 흡수하겠다는 안 전 대표 측의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손학규 전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전 대표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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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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