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소를 없애준다는 '항산화물질'이 최근 주목 받고 있다. 암과 뇌졸중을 비롯해, 현대인의 질병 중 약 90%가 체내 유해산소인 활성산소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제거하는 항산화물질이 부각된 것이다.
항산화물질에는 폴리페놀, 천연비타민E·C, 요산, 빌리루빈, 글루타티온, 카로틴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의 공통 효능이 항산화인 만큼, 항산화물질은 음식으로 섭취할 때 그 효과를 십분 발휘할 수 있다.
항산화물질이 많은 음식에는 블루베리, 토마토, 양배추, 마늘 등이 속한다. 마늘은 항산화물질인 셀레늄과 게르마늄 등이 풍부하며, 세포를 망가뜨리는 과산화지방의 산화를 막아 비타민E보다도 항산화 작용이 우수하다. 이에 통마늘을 식초에 절여 반찬으로 먹거나 구운 마늘을 요리에 넣어 먹으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항산화에 있어 마늘의 효능보다 뛰어난 식품이 바로 '흑마늘'이다. 마늘을 익히는 과정에서 생마늘에 없던 항산화물질인 'S-아릴시스테인' 등이 생성돼 천연비타민제 역할을 한다.
가톨릭대학교 염창환 교수팀은 흑마늘이 일반 마늘보다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의 함량이 10배 더 높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2008)>에서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플라보노이드의 함량이 찐마늘은 100g당 0.07mg, 생마늘은 100g당 0.14mg인 반면, 흑마늘은 100g당 0.77mg으로 가장 많다고 기술했다.
통마늘을 숙성한 흑마늘은 만들기에 수십 일의 시간이 걸리고 독한 냄새를 일으켜 시중에 나온 발효흑마늘, 마늘즙, 마늘환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그 중 흑마늘즙은 제품의 제조 방식에 따라 성분 함량 등이 달라져, 온전한 마늘의 효능을 누리기 위해서는 구매 전에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흑마늘즙은 보통 흑마늘을 물에 달여 즙을 뽑아내는 '물 추출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영양성분의 용해성에 따라 추출수율이 달라진다. 즉 물에 녹아 나오지 않는 성분은 추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흑마늘을 통째로 갈아낸 분말을 농축액에 담는 '전체식 방식'의 흑마늘즙은 용해성과 상관없이 흑마늘의 영양을 최대한 담아낼 수 있다.
한국기능식품연구원이 흑마늘분말액과 흑마늘즙의 영양성분을 측정한 연구에 의하면, 흑마늘분말액은 흑마늘즙보다 플라보노이드, 식이섬유, 칼슘, 철 등 성분이 최대 9.03배 더 높았다.
아울러 흑마늘즙에 사용된 원물이 유기농 흑마늘인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기농으로 재배된 작물은 농약의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뿐 아니라 관행 방식으로 재배된 작물보다 항산화물질이 더 많이 함유돼 있다.
그러나 '명약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 말이 있듯, 전문가들은 항산화물질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 불균형이 초래되지 않도록 흑마늘, 베리류와 같은 항산화식품을 적당량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