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21일 문화방송(MBC) 주최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6차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복지정책을 위한 재원마련과 노동유연성 강화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언론개혁 등 지금까지 토론회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도 논의된 가운데 일부 대목에서는 후보 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날 토론에서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노동유연성’ 주장에 대해 “노동소득 분배율이 80%에서 60%로 떨어진 상황에서 노동유연성을 더 강화해 노동자들이 힘든 처지에 처하면 경제가 나빠지지 않겠나”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노동유연성 문제와 임금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다르다”며 “고용·해고 유연성을 유지하더라도 노동유연성이 임금착취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시장은 이 시장의 청년 등을 대상으로 한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8000조원의 국가 통합부채가 있는데 삼성 재벌 아들이나 정유라씨 등 모든 사람에게 주는 것보다는 실업 상태 청년이나 알바생 등에게 실효적·선택적 지원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국가정책을 선별해서 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이론이 있다”며 “선별 지원을 하면 납세자들이 저항하고 복지 전달비용도 더 든다. 재정 부담이 문제라면 (연간 국가예산) 400조원 중 7%인 28조원을 조정해 만들 자신이 없냐”고 되물었다. 자신이 성남시정 중 토목공사 등에서 매년 예산 7%를 아껴 빚을 갚고 복지예산을 마련해왔음을 강조한 것이다.
언론개혁 문제를 놓고 문 전 대표는 “적폐청산 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언론적폐”라며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언론자유 회복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해직언론인 복직과 공영방송의 선거 중립성 유지, 정권 차원의 방송장악 방지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나타냈다. 안 지사도 “다들 자기가 집권하면 ‘공영방송은 정부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방송을 틀어쥐려 한다”며 “이번 기회에 언론개혁을 위해 정파를 뛰어넘는 합의를 통한 언론 민주화 문제를 마무리하자”고 화답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후보 간 공방도 전보다 한층 거세졌다. 특히 이 시장은 토론 모두발언에서부터 “청산세력과 대연정을 하겠다는 안희정표 정치로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없다. 부패 기득권세력과 가까워보이는 문 후보의 기득권 대연정으로도 세상은 안 바뀐다”며 두 사람을 직접 겨냥했다.
이 시장의 강공은 토론회 중간마다 이어졌다. 안 지사와의 1대1 토론 중 그는 “광주 학살세력, 새누리당의 잔당들 이쪽과 손잡고 권력 나누겠다고 주장하신 분이 그 문제(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논란)을 지적한 부분에 놀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정치를 너무 극단적으로 비교하지 말아달라. 의회에서 대연정·협치 강조하는 것을 ‘학살세력과 손잡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렇다”고 대응했다. 최 시장이 안 지사와의 토론 중 “외교 안보문제는 국내정치에서 하는 사이다 발언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자 별도 발언시간을 신청해 “두 분 말씀 들으면 제가 국민들에게 표 얻기 위해 듣기좋은 비난을 한다는거 같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안 지사의 경우 최 시장이 대연정 주장에 대해 재차 문제를 제기하자 "여섯번째 토론하는 동안 분명 말씀드렸다. 적폐청산과 국가개혁에 합의하면 이를 토대로 연합정부를 한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토론회가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최성 고양시장.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