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지난달 초 국내 6개 LPG업계는 담합 혐의로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징금을 내야 하는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부과를 결정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해당 업체에 관련 내용을 담은 의결서를 보내야 하는데 이달 중순이 바로 40일이 되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업체는 의결서가 도착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과징금을 내야 합니다.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든 행정소송을 하든 일단 과징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느끼는 부담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많은 출혈이 예상되는 업체는 LPG수입업체 E1입니다. 업체 중 가장 많은 1894억원을 내야하는 건데요. E1이 지난해 3분기까지 거둔 영업이익은 751억원에 불과합니다.
자칫 지난 한해 벌어들인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어 과징금이 아니라 폭탄을 부과받은 상황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자진신고 2순위로 50%를 감면받은 SK가스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460억원에 불과한 데 과징금은 990억원대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LPG가 주요사업인 LPG수입사들은 이렇게 휘청거리고 있지만 정유사들은 좀 다릅니다.
LPG사업이 전체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고 정유, 화학사업에서 나오는 영업이익 규모가 커 부담이 덜한 겁니다.
먼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망되는 SK에너지는 자진신고 1순위로 과징금을 면제받아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GS칼텍스는 560억, #S-OIL도 380억원대에 이르는 과징금을 내야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각각 5000억, 4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수입업체들 만큼 부담을 느끼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은 E1은 의결서가 오는 대로 이의신청 없이 바로 행정소송에 들어가겠다며 강경대응을 예고 했습니다.
정유사들이 일단 의결서를 받아보고 대응수위를 정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에 비하면 그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 납부한 과징금은 물론 이자까지 더해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영업이익 대비 과징금 규모가 큰 업체들은 소송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감안하면 승소까지 만만치 않은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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