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임원 인사에 관심 높아지고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면서 그룹의 핵심 임원들이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됐지만 실질적인 계열사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내부 신경전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기존 임직원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금융일류화추진팀 임원들 인사가 결정되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의 금융 계열사 컨트롤 타워가 운영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미래전략실 밑에 있던 금융일류화추진팀 임원들과 일부 삼성 금융계열사 출신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삼성생명 등 각 계열사로이동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삼성생명으로 옮긴 금융일류화추진팀 임원들의 담당 업무 및 보직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임원들은 핵심 보직을 맡아 삼성생명 등 계열사 관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의 경우 그룹 총수가 자리를 비운 만큼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두고 소폭조정에 그칠 전망이다.
한편, 그룹에서 내려온 임원들이 마냥 편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은 미전실에서 계열사로 내려온 임직원은 좋은 보직을 받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제 그들을 챙겨주던 미전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생명 임원들과 미전실에서 옮겨온 임원들 간 자리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미전실 출신 임직원은 미전실에서 그동안 고생했다는 의미로 좋은 자리를 챙겨주는게 관례였다"며 "미전실이 없어진 상황이라 결과는 모르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삼성생명의 임원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일명 '라인'으로 분류돼 그들을 지켜주는 그룹임원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전실이 없어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그룹출신이라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을 포함한 금융계열사 임원인사는 대선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가 이미 수개월 밀렸고 연말까지 미뤄지면 2년 치 인사를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그동안 임원 인사가 그룹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각 계열사 CEO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조직개편도 있겠지만, 조직 안정을 위해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