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최근 LG화학, 호남석유화학, 한화석화 등 화학업계들은 아마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듯 한데요.
제품값 상승이라는 호재와 중국발 악재를 한꺼번에 만났기 때문입니다.
먼저 화학제품 가격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가격이 최근 15개월만에 톤당 1200달러를 넘어섰고 벤젠 가격 역시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108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외에 주요 합성수지 가격도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화학제품 가격도 함께 올랐는데요.
이 제품 가격 상승폭이 원료가격 상승폭보다 컸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주춤할 거라던 중국 수요가 예상과 달리 버텨주고 있고, 중동 신규 설비 가동이 늦춰지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일부 해소된 것도 제품값 상승에 한몫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바로 지난 12일 시행된 중국 인민은행의 시중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소식 때문인데요.
19개월만에 지준율을 0.5%포인트 올린 겁니다.
만약에 이것이 긴축정책이자 출구전략의 신호탄이라면 수출 중 5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또 지난해 중국 내수부양책 덕을 톡톡히 본 국내 화학업계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표적인 중국 내수 부양책이죠. 농촌에서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가전하향 정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더욱 확대돼 시행되기 때문에 화학제품 수요가 견고할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그러나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화학제품은 ABS, PS 등 국내 화학업계의 비주력제품으로 국한돼 있어 매출을 늘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고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 여전히 수급이 빠듯하고 또 봄은 화학업계의 계절적 성수기이므로 지준율 인상이 우려할 만한 정도의 악재는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반면 중국 최대 명절로 내수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다음달 춘절 이후 지준율 인상에 따른 산업 수요나 소비심리 위축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화학업계가 제품 가격 상승의 호재를 이어갈지 그렇지 않으면 악재가 현실이 된 모습을 맞닥뜨리게 될지는 춘절 이후 서서히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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